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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보철강 매각 무산] 한보철강 ‘주인 찾기’ 또 실패
입력2003-11-18 00:00:00
수정
2003.11.18 00:00:00
조영주 기자
AK캐피탈의 한보철강 인수가 무산됨에 따라 한보철강은 또 다시 `주인 찾기`에 실패했다. 이에 따라 한보철강은 당분간 주인 없는 회사로 남을 수 밖에 없으며, 법정관리 탈출도 어렵게 됐다. AK캐피탈을 주도했던 권호성 중후산업 사장은 철강업 재기의 꿈을 다시 한번 꺾이는 불운의 주인공이 됐다.
◇외부자금 조달 실패가 원인 = AK캐피탈은 지난 2월 12일 한보철강 인수 본계약을 체결했다. 인수대금은 총 3억7,700만달러(한화 4,524억원). 하지만 AK캐피탈은 계약금 220억원을 낸 이후 잔금을 전혀 내지 못했다.
권 사장은 본계약 체결 당시 “매각대금 외에 시설투자 및 운영자금으로 4억~10억달러 정도를 추가로 마련할 계획”이라며 자신감을 보였고, 리먼브러더스를 통한 외자유치와 국내 금융기관의 신디케이티드론 조성 등을 추진했으나 충분한 자금마련에는 부족했다.
지난 7월과 8월 잔금납입기한을 2차례나 연기하면서도 끝내 자금을 마련하지 못한 것은 자체 자금이 거의 없었던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그나마 연합철강 지분을 팔아 자금을 조달하려던 계획도 동국제강과의 입장차이로 무산됐다.
권 사장은 지난 5월 18일 아버지인 고 권철현 중후산업 회장이 한보철강 인수를 목전에 두고 타계하는 아픔까지 겪어야 했지만, 계약금과 계약이행지체금 등 320억원만 날린 채 2대에 걸친 철강업 재기의 꿈을 또 다시 접게 됐다.
◇한보철강의 진로는 = 한보철강 안팎에서 이번 매각 실패로 주인 없는 회사 신세가 장기화 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한보철강의 한 관계자는 “7년 가까운 기간동안 법정관리에 놓이면서 회사는 성장동력을 잃어가고 있다”며 “당장 인수하려는 곳이 없어 큰 걱정”이라고 말했다.
실제 법원과 한보철강은 AK캐피탈의 자금조달능력에 의문을 던지면서도 다른 대안이 없어 매각 본 계약을 체결했으며, 이번 인수작업이 순조롭게 마무리되기를 바랬다.
한보철강 매각사무국 관계자는 “가장 나쁜 상황이 됐다”며 “주요 채권단이 모여 현상황에 대해 논의해야 하겠지만 지금으로서는 별다른 대책이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한보철강 채권단은 가능한 이른 시일내에 회의를 갖고 다른 원매자를 찾을 방침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한보철강이 명실상부한 철강회사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가동이 중단된 박슬라브(CSP) 미니밀 방식의 열연공장이 가동돼야 한다”며 “인수비용과 추가투자비까지 감안하면 6,000억원 이상이 필요하기 때문에 대규모 자금조달능력이 있는 원매자가 나타나느냐가 관건”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한보철강은 지난해 제강 123만톤, 압연 118만톤의 사상 최대 생산실적을 기록했으며, 매출 4,370억원에 693억원의 경상이익을 달성해 경영정상화의 발판을 닦은 상황이다
<조영주기자 yjch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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