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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급자족 유인 달기지 2020년께 현실화"

세계 우주공학자들 '루나 가이아' 신개념 모델 제시<br>완벽한 자원재순환 시스템… 식량·식수 95% 자급<br>외부 지원없이 우주비행사 12명 최대 3년 생활 가능<br>NASA "유인기지 건설 중요 디딤돌" 적극 도입나설듯

루나 가이아는 완벽한 자원 재순환 시스템을 통해 스스로 식량, 식수, 공기를 만들어낸다.

루나 가이아와 같은 달 기지가 건설되면 우주 식민지 개척에도 한발 다가설 수 있게 된다.

미국은 오는 2020년까지 달에 유인기지를 건설할 계획이다. 러시아, 유럽, 일본도 이미 달기지 건설계획을 천명한 상태다. 이런 가운데 최근 전 세계 우주공학자들이 신개념의 자급자족형 달기지 모델을 제시, 그 실현 가능성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루나 가이아(Luna Gaia)로 명명된 이 달기지는 태양광 발전, 대․소변 재활용, 조류(藻類) 배양장치 등을 통해 완벽한 자원순환시스템을 구축함으로서 외부지원 없이 12명의 우주비행사가 최대 3년간 생활할 수 있다. 루나 가이아가 현실화될 경우 우주탐사 전초기지로의 활용은 물론 미래 우주 식민지 건설에도 한발 다가서게 된다. # 달기지, 자급자족만이 살 길 지난 2004년 미국 부시 대통령은 달을 우주탐사의 전진기지로 활용하기 위해 오는 2020년까지 유인기지를 건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미 항공우주국(NASA)은 현재 4명의 우주비행사가 최장 6개월간 머물 수 있는 달기지 설계에 나선 상태다. 달기지 건설의 성패를 좌우할 핵심은 이곳에 머무르게 될 사람들에게 제공할 식량, 식수, 그리고 공기다. 이는 인간 생존의 필수요소지만 달을 비롯한 우주공간에서는 구할 수 없는 물질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달기지는 기존의 유인 우주선이나 국제우주정거장(ISS)처럼 지구에서 정기적으로 보급선을 띄울 수도 없다. 체류기간이 긴데다 거주자의 숫자가 많아 보급 로켓을 활용하면 유지비용이 천문학적 수준에 다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할 유일한 길은 자급자족뿐이다. 자급자족 능력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달기지 건설은 요원한 꿈에 불과해진다. 일견 실현 불가능한 일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사실 많은 과학자들은 지난 1980년대부터 우주공간에서의 자급자족 구현을 위한 연구를 진행해 왔다. 미국 애리조나 사막지대에 건설됐던 자급자족형 미래 거주지 '바이오스피어 2(Biosphere 2)'가 대표적 사례다. # 자원 재순환으로 살아 숨 쉬는 기지 이 같은 상황에서 최근 눈에 띄는 연구결과가 하나 도출됐다. 전 세계 12개국의 항공우주학자 32명과 NASA, 일본항공우주국(JAXA) 관계자들이 프랑스의 국제우주대학(ISU)에서 만나 지금껏 발표된 것 중 가장 완벽한 개념의 자급자족형 달기지 모델을 제시한 것. '루나 가이아(Luna Gaia)'로 명명된 이 모델은 지구를 하나의 거대한 유기체로 바라보는 '가이아'란 단어에서 유추되듯 기지 전체가 살아있는 생물체처럼 상호유기적인 구조를 갖추고 있다. 루나 가이아의 목표는 지구로부터의 보급을 최소화하면서 최대 12명의 우주비행사들이 최장 3년간 머물 수 있는 생명유지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연구팀은 독일항공우주센터(DLR)가 개발한 폐쇄형 수생생태계평형시스템(CEBAS)과 유럽우주기구(ESA)의 미세생태계생명유지시스템(MELIiSSA)을 중심으로 기지 내의 모든 자원을 재활용할 수 있는 완벽한 자원 재순환 시스템을 만들어 냈다. 먼저 식수의 생산을 위해 루나 가이아에서는 각종 미생물과 조류(藻類)를 이용한다. 이들이 기지 내에서 배출되는 오․폐수와 대․소변을 정화해 음용수로 바꿔 주는 것. 공기의 경우 사람이 내뿜은 이산화탄소를 포집, 조류에 공급하면 해결된다. 달에 도달하는 햇빛을 받은 조류가 광합성 작용을 통해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내뿜기 때문이다. 식량은 달기지 내에 마련된 온실에서 땅콩, 상추, 토마토, 당근, 밀 등 키 작은 식물들을 재배해 자체 공급하게 된다. 이 온실에서도 산소를 얻을 수 있음은 당연하다. 덧붙여 클로렐라, 스피룰리나와 같은 해조류를 키워 비타민․미네랄․미량원소 등 필수 영양소를 보충할 수 있다. 특히 아프리카산 틸라피아처럼 성장 속도가 빠르고 열악한 환경에서 잘 자라는 민물고기들을 양식, 채식으로 얻을 수 없는 단백질까지 제공받는다. 루나 가이아의 설계자들은 이 같은 폐쇄반복형(closed-loop) 시스템에 힘입어 식량, 식수, 공기 등 3대 요소의 자급률이 90~95%에 이를 것이라고 설명한다. # NASA 달기지에 도입될 가능성 루나 가이아 모델은 인류 최초의 달기지 건설에 나서야 하는 NASA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연구팀이 지난해 말 NASA를 비롯한 몇몇 우주탐사 프로그램 주관기관들에게 루나 가이아의 검토를 제안했는데, NASA로부터 가장 긍정적인 답변을 받은 것. NASA 에임스연구센터(ARC)의 윌리엄 마샬 박사는 "루나 가이아의 개념은 인류의 달 유인기지 건설을 현실화 시켜줄 중요한 디딤돌이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오는 2020년경 구축될 미국의 달기지에 루나 가이아의 시스템이 도입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는 상태다. 물론 루나 가이아가 아무리 완벽하다 해도 거주자들이 지구와 동일한 수준의 환경을 제공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지나친 산소 소비를 막기 위해 움직임을 자제해야 하는 등 생각지 못한 괴로움을 겪을 수 있다는 얘기다. 아직 공기 누출의 위험을 100% 차단할 수 있는 안전한 밀폐 시스템이 존재하지 않는 등 루나 가이아의 구현을 위한 기술적 난제들이 적지 않다. 몇몇 농작물과 야채, 물고기 등 달기지에서 생산되는 식품만으로 인체에 필요한 모든 영양소를 공급받을 수 없다는 점도 해결 과제다. 설령 영양학적으로는 문제가 없더라도 거주자들이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행복을 느끼려면 아주 가끔이지만 과일 샐러드, 초콜릿, 아이스크림 등 사치스러운(?) 음식을 먹어줄 필요가 있다. 또한 식물의 존재 때문에 자칫 병원균이 창궐할 개연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으며, 원활한 식량보급을 위해 사람 1명 당 약 20㎡의 농지가 필요하다는 사실도 부담으로 남아있다. 이 같은 문제점 때문에 루나 가이아의 설계자들조차 지금 당장 이 시스템을 모두 적용하는 것은 무리가 있음을 인정한다. 이들은 향후 20~30년간의 추가적인 연구를 통해 개념의 타당성을 실증해 내야만 실질적인 루나 가이아 건설에 착수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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