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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빙 앤 조이] "경주마가 강아지처럼 따라 다녀요"

이원문 KRA 마필관리사


마필관리사는 말을 보살피는 사람들이다. 마주가 말의 주인이고, 기수가 말을 타는 사람이며, 조교사가 훈련을 시키고 경주 작전을 짜는 사람이라면 마필관리사는 ‘말에 대한 이밖의 모든 것’을 책임지는 사람이다. 마필관리사의 일과는 새벽 5시에 시작한다. 새벽녘 말과 눈을 마주치는 것부터가 일이다. 경주마의 상태를 확인한 뒤 사료를 주고 물 주고 새벽 조교를 준비한다. 말을 씻기고 빗기는 것은 물론 여름 밤 모기와 파리를 쫓는 것도 그들의 몫이다. 경기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얼음 찜질이나 머드 마사지도 시켜줘야 하고 요즘 같은 여름철에는 인삼, 꿀 등 보양식도 챙겨줘야 한다. 최근 서울경마공원 마필관리사 중 가장 유명한 사람은 16조 소속 이원문(47)씨. 마필 ‘마이티챔피언’(국1ㆍ수ㆍ5세)이 이 씨를 마치 강아지처럼 졸졸 따라다니는 모습이 매체에 소개됐기 때문이다. 이 씨는 조만간 데뷔 시집을 출판할 계획을 세운 아마추어 시인이기도 하다. -왜 마필관리사가 됐나. “제약회사 총무과에서 13년 일하다가 고졸 학력의 한계를 느끼고 전업했다. 워낙 동물을 좋아해 말을 보살피는 일이 낯설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말을 보살피는 일은 어떤 일인가. “아이 키우는 것과 비슷하다. 말은 사람과 똑같이 얼굴과 성격이 모두 다르다. 엄살 떠는 녀석이 있는가 하면 모든 걸 꿋꿋이 잘 참는 놈도 있다. 말은 영물이다. 애정을 주면 사람과 교감한다. 말은 초식 동물이라 공포심과 경계심이 강하다. 그러나 유난히 사람을 따르는 말이 있다. 사람과 포옹하고 뽀뽀하고 장난치는 녀석들이 간혹 있는데 마이티챔피언이 바로 그런 말이다.” -여러운 점은. “부상의 위험이 많다. 말의 발길질은 예측이 불가능하다. 흔히들 말 뒤에 서 있다가 뒷발에 차인다고 생각하는데, 차는 각도도 다양하다. 경주마는 비싸고 귀한 몸이다. 늘 신경을 써줘야 하는 것도 어려운 점이다. 잘 못 뛰는 말이 철저한 관리를 통해 경주에서 우승하면 다 큰 딸을 시집 보내는 일에 비교할 정도로 애틋한 보람을 느낀다.” -시는 어떻게 쓰게 됐는지. “농담 삼아 하는 말이지만, 내 이름이 원문(元文)이다. 문장이 으뜸이라는 뜻을 담았다. 어릴 때부터 글쓰기에 관심이 많았다. 현재는 다양한 인간 삶의 형태와 동물의 모습에 철학을 담아 작품을 쓰고 있다. 실력을 더 키워 시집을 출판하는 게 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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