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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연봉제실시 본격화] 잠 못이루는 은행원들

 - 한미.한빛.국민등 내년 도입… 일부은행 임원 계약직 전환도 -S은행의 崔모차장(43)은 요즘 좀처럼 잠을 이루지 못한다. 소신껏 대출을 해주었던 기업이 부도가 나면서 은행에 10억원 가량의 손실을 입힌 것. 은행에서는 그에게 책임을 묻지 않기로 했지만, 崔차장은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내년에는 올해만큼의 봉급을 받기 어려워졌다는 판단 때문이다. 대부분의 은행들이 내년부터 연봉제 도입키로 확정했거나 막판 조율작업을 벌이고 있다. 관료적 분위기가 강한 편인 은행조직으로선 연봉제의 본격도입은 기존의 조직문화를 송두리째 뒤바꾸게 될 폭탄과도 마찬가지다. 연봉제실시를 앞두고 이미 업무실적이 좋지 않은 행원들은 「월급이 얼마나 깎일까」를 걱정하며 전전긍긍하고 있으며 , 상당수의 은행이 임원을 계약직으로 전환시킬 태세라 「별」로 여겨졌던 임원들의 위상도 달라지게 될 전망이다. 은행이 그동안의 편안한 직장에서 삭막한 전쟁터로 변하고 있는 셈이다. ◆일한만큼만 준다= 한미은행은 「철(鐵)의 원칙」을 적용키로 했다. 아직 방안이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기본급을 52~53%로 하고 나머지는 성과급으로 지급하겠다는 것이 한미의 살벌한 구상. 등급을 5단계로 나눠 최고등급과 최하등급간 연봉격차를 40%이상 벌일 예정이다. 은행 관계자는 『최하등급의 경우 임금삭감을 감수해야 겠지만, 사실상 부적격자 낙인이 찍히는 셈』이라고 말했다. 한미는 연봉제 도입을 위해 올해초부터 전 사원들을 대상으로 목표관리(MBO·MANAGEMENT BY OBJECTIVE) 평가를 해왔다. ◆아직은 온정주의 강세= 대부분의 은행이 연봉제가 도입되더라도 개인성과를 반영한 「진정한 의미의 연봉제」가 실행되는 경우는 흔치 않을 전망이다. 과도기적으로 호봉을 연봉으로 환산하는데 그치는 「변형 연봉제」에 불과할 것이라는게 인사 담당자들의 설명이다. 국민-장신은 내년 1월 합병은행이 출범하는대로 3급이상 간부직원에 대한 연봉계약제를 실시할 계획이다. 하나은행은 내년 하반기까지 연봉제 실행안을 확정하고 2000년부터 전 직원에 적용할 계획이다. 내년중에는 일단 1, 2급 간부직원을 상대로 연봉제를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급여 차이는 100을 기준으로 했을 때, 90~110선이 된다는게 이 은행 관계자의 설명. ◆합병은행 직원간 동상이몽= 국민-장신의 연봉제 소폭 도입에 대해 장은 직원들은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성과에 따른 급여폭이 20% 이상은 돼야 한다』는 것이 장신측의 주장. 이 경우 100을 기준으로 한 성과급이 80~120에 달해, 개별 연봉차가 최고 40%까지 벌어지게 된다. 장은 직원들의 이같은 주장은 국민은행과의 합병과정에서 나타날 급여삭감을 피하기 위한 것. 장은 직원들의 직급이나 임금이 국민은행 수준으로 하향조정되면 급여수준은 30%가량 낮아지게 된다. 장은의 5급 중견행원의 경우, 시중은행 계장에 부합하는 직급이지만 합병 뒤 국민은행의 5급 대졸 신입행원과 똑같은 호봉을 받게 돼 피해가 막심하다는게 장은 노조의 설명이다. ◆한국식 연봉제= 한빛은행은 기본급 60에 직책 20, 업적 20 등을 기준으로 삼아 내년 1월 통합 즉시 실시키로 했다. 통합사무국 관계자는 『미국 프라이스워터하우스의 자문을 받았지만 스스로 설계한 한국식 모델』이라고 말했다. 국민-장신도 앤더슨 컨설팅으로부터 자문을 얻고 있으며 하나은행은 맥킨지컨설팅으로부터 자문을 받고 제도도입을 위한 노사협의를 진행중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은행이 마련한 연봉제도입안은 세계 유수의 외국은행의 지침을 그대로 가져다 놓은 것에 불과하다. 따라서 국내 현실에 맞게 제도가 뿌리내리기 위해선 상당한 진통이 따를 것으로 보이며, 국내 현실을 감안한 새로운 기준요인을 추가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기본급과 성과급이 절반씩 이뤄지는 해외의 연봉 개념과는 달리 국내은행의 기본급 비중이 높은 것도 이같은 이유 때문이다. 【한상복·신경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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