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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Story] 조강래 IBK투자증권 대표

"기숙사·폐기물처리 펀드로 새바람… '대안투자의 마법사' 명성 얻었죠"<br>2006년 산은자산운용 대표 시절 각종 대안상품 출시 고수익 창출<br>박사 CEO로 한때 강단에 서기도<br>"적성에 맞는 일 찾으려 하지말고 현재의 일 즐겨야 정상 가까워져"



[CEO&Story] 조강래 IBK투자증권 대표 "기숙사·폐기물처리 펀드로 새바람… '대안투자의 마법사' 명성 얻었죠"2006년 산은자산운용 대표 시절 각종 대안상품 출시 고수익 창출박사 CEO로 한때 강단에 서기도"적성에 맞는 일 찾으려 하지말고 현재의 일 즐겨야 정상 가까워져" 강동효기자 kdhyo@sed.co.kr 조강래(55ㆍ사진) IBK투자증권 대표의 명함을 보면 다른 증권업계 최고경영자(CEO)에게서는 보기 힘든 문구가 있다. '경영학박사'가 바로 그것이다. 조 대표는 증권가에는 몇 안 되는 박사 출신 CEO다. 실제로 대학교 강단에 선 경험도 있다. 그렇기 때문일까. 조 대표의 CEO에 대한 정의도 남다르다. 그가 바라보는 CEO의 모습은 '직원들의 멘토'다. 16일 서울 여의도 63빌딩 내 IBK투자증권 대표이사 접견실에서 만나 조 대표는 대뜸 책 한 권을 건넸다. '경영의 신'으로 불리는 이나모리 가즈오 일본 교세라 회장이 집필한 '왜 일하는가'였다. 조 대표는 "대표로 취임한 후 가장 먼저 직원들에게 읽어볼 것을 권한 책"이라며 "직원들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을 이 책이 대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책에는 '미치지 않으면 사랑할 수 없다' '성공하려면 처음으로 돌아가라' '산이 가파르면 정상도 가깝다' 등 잠언들이 이나모리 회장의 경험담과 함께 수록돼 있다. 그는 이 중 한 구절을 언급하며 자신의 경영철학을 이렇게 표현했다. "자신의 적성에 꼭 맞는 일이 있을까요. 적성을 알기도 어렵고 즐거운 일을 찾는 것은 더 어려운 일이죠. 저는 직원들에게 즐거운 일을 할 생각 대신에 현재 하는 일을 즐기라고 늘 말합니다." 조 대표의 이러한 경영철학은 자신이 살아온 발자취와 맥을 같이하고 있다. 경북 영양의 시골마을에서 태어난 그는 고려대 경제학과로 진학하면서 서울 땅을 밟았다. 이후 행정고시 공부를 3년가량 했지만 집안형편이 어려워지면서 고시공부를 포기해야 했다. '공무원이 내 적성'이라고 생각했던 그는 어쩔 수 없이 제일제당에 입사해 마케팅 업무를 맡게 됐다. 당시는 미원(현재 대상)과 조미료 경쟁이 치열하던 때여서 마케팅 부서 일은 쉽지 않았지만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시기였다고 그는 회상했다. "3년 동안 정신 없을 정도로 분주하게 일했는데 돌이켜보면 아주 즐거운 때였습니다. 적성보다는 일을 즐기면 즐거움이 찾아온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도 바로 그때였던 것 같습니다" 그런 조 대표가 왜 증권업계로 오게 됐을까. 이에 대해 그는 "경제학을 공부해서 그런지 금융업계에서 한 번쯤 일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1980년대 중반에 한국의 자본시장은 상당히 낙후됐는데 발전 가능성이 아주 높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며 "마침 한 증권사에서 경력사원을 뽑는다고 해서 응시했고 그게 새로운 인생을 열어줬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그의 예측은 정확했다. 1986년 동남증권에 입사할 당시 국내 증시의 종합주가지수는 250포인트. 3년 만에 종합주가지수는 1,000포인트까지 올랐다. 그는 "자사주도 받고 해서 결혼한 지 3년 만에 집 두 채가 생겼다"며 당시 놀랄 만큼 빠른 속도로 성장한 국내 증권시장의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이후 상품운용ㆍ역외펀드ㆍ법인영업 등 증권업계 실무직을 두루 수행한 뒤 지난 2004년 유리자산운용 대표로 CEO 경력을 시작한다. 대표이사라는 날개를 달면서 그에게는 새로운 별칭이 생겼다. 바로 '대안투자의 마법사'가 그것. 그는 2006년 산업은행 계열사인 산은자산운용 대표이사를 하면서 대학교 기숙사에 투자하는 '기숙사 펀드', 폐기물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폐기물처리 펀드' 등 각종 대안상품을 출시했다. 기숙사 펀드는 대학교에 기숙사를 지어주는 대신 운영권을 일정 기간 확보해 수익을 가져가는 방식으로 연 8% 이상의 이익을 투자자에게 안겨줬다. 건국대와 서강대가 이런 방식으로 기숙사를 건립, 학교와 자산운용사가 모두 윈윈 하며 투자업계에 새 바람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하지만 2006년 조성된 폐기물처리 펀드는 그의 인생에 가장 큰 역경이 되기도 했다. 부산 산업폐기물 처리업체에 투자하며 9% 이상의 수익률을 목표로 조성됐던 이 펀드는 당시 여권의 실세와 연관된 업체에 특혜성 투자를 한 것이라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곤욕을 치러야 했다. 그는 "당시 검찰 조사에도 수차례 불려가는 등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기였던 것 같다"며 "'겨울이 없으면 봄도 없다'는 말처럼 큰 역경을 이기고 나니 다시 힘이 생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올 6월1일 IBK투자증권의 세 번째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지난해 74억원의 적자를 낸 이형승 전 대표를 대신해 구원투수로 투입된 것이다. 그는 "신설회사이고 자기자본이 적다 보니 수익성 개선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하지만 이로 인해 흑자기조를 이끌어내야겠다는 목표의식은 분명히 생겼다"고 말했다. 그가 부임한 뒤 IBK투자증권의 손익은 6월 -14억원, 7월 -2억원으로 점차 개선되는 조짐을 보였다. 하지만 지난달 미국 국가신용등급 하락 등의 여파로 국내 증시가 폭락하며 다시 적자폭이 커졌다. 흑자전환을 하겠다는 취임사를 수행하기에 결코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그는 이나모리 회장의 잠언을 다시 끄집어냈다. '산이 가파르면 정상도 가깝고 신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그가 목표로 내세운 '지속 가능하고 탄탄한 수익을 내는 회사'가 이른 시일에 수립될지 관심을 모은다. 조강래 대표는 ▦1956년 경북영양 ▦1972년 경북고 ▦1979년 고려대 경제학과 졸업 ▦1983~1986년 제일제당 ▦1986~2001년 하나대투증권 ▦1992년 고려대 경제학석사 ▦2001~2002년 유화증권 상무이사 ▦2002~2004년 우리투신 상무이사 ▦2004~2005년 유리자산 운용대표 ▦2005~2008년 산은자산운용 대표 ▦2008~2011년 BNG증권대표 ▦2009년 가톨릭대 경영학박사 ▦2011년~현재 IBK투자증권 대표 "마라톤은 짧은 시간에 최대 운동효과 낼수 있어" 조강래 대표 달리기 예찬론 "스포츠 가운데 가장 좋아하는 종목이 마라톤입니다." 조강래 IBK투자증권 대표는 마라톤 애호가다. 일주일에 서너 차례가량 한강 주변에서 조깅을 할 정도로 달리기를 좋아한다. 그는 "평소에는 5~10㎞를 달리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거나 머리가 복잡할 때는 20㎞까지 뛴다"고 말했다. 올 초 막을 내린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도 챙겨 볼 정도로 육상에 대한 관심이 크다. 최고경영자(CEO)로서는 드물게 마라톤광이 된 사연은 무엇일까. 그는 애초 등산을 좋아했다. 사회 초년생 시절 주말마다 산행을 빠뜨리지 않았다. 6년 동안 한 주도 빼지 않고 등산할 정도로 산에 빠져 살았다. 하지만 증권사 영업부에 일하면서 골프를 시작하게 됐고 등산을 할 여유가 생기지 않았다. 당연히 운동량이 부족하게 됐고 그래서 선택한 게 달리기였다. 그는 "비가 오든, 눈이 오든 할 수 있고 별다른 장비나 동반자도 필요하지 않으며 짧은 시간에 최대한의 효과를 낼 수 있는 운동이 달리기"라며 예찬론을 폈다. 그가 마라톤을 좋아하는 것은 복잡한 결정을 내릴 때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그는 "뛰면서 회사 생각을 많이 하게 되는데 생각이 정리돼 머리가 가벼워진다"며 "특히 복잡한 결정을 내려야 할 때 정확한 판단을 세울 수 있도록 도와준다"고 설명했다. 달리기에는 다른 효용도 있다. 6월에 증권사 대표로 오면서 술자리도 부쩍 많아졌다. 그는 "매일 저녁 술자리가 있어도 체력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은 달리기"라면서 "일주일 동안 술을 마셔 불어난 체중이 마라톤을 통해 원상복귀된다"며 웃었다. 설립 1년만에 A+ 등급 받은 강소 증권사 ■ IBK투자증권은 IBK투자증권은 지난 2008년 기업은행이 설립한 뒤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올 6월 기준으로 3,770억원의 자기자본을 보유한 소형 증권사이지만 '강소 증권사'를 표방한다. 2009년 설립 1년여 만에 기업신용등급 A+를 받은 것은 IBK투자증권의 성장세를 잘 보여준다. IBK투자증권은 한국신용평가로부터 A+등급을 받으면 회사채 발행시 금리인하와 차입한도 확대 등의 혜택을 받았다. 당시 국내 49개 증권사 가운데 A+등급은 10곳 안팎. 이 증권사보다 덩치가 훨씬 큰 메리츠증권ㆍ한화증권 등 중견 증권사들보다 높은 수준이었다. IBK투자증권은 이후 기업어음(CP) 부문에서도 최고 등급인 'A1'을 받으며 신뢰성을 쌓아나갔다. 매출 성장세도 두드러진다. 설립 첫해 850억원의 매출을 거둔 뒤 2009년과 지난해 각각 1,709억원과 2,908억원의 매출을 일궈내며 꾸준히 덩치를 키우고 있다. 다만 2009년 48억원의 흑자를 거둔 뒤 지난해 74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한 점은 앞으로 보완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IBK투자증권은 영업행보에서 발 빠른 움직임을 선보였다. 2009년 국내 증권업계 가운데 최초로 장내 파생상품영업을 시작했고 올 초에는 옵션거래를 이용한 '레버리지 자문형랩'을 최초로 출시하기도 했다. 기업은행 계열사인 만큼 기업은행과의 시너지를 확보할 수 있는 영업전략을 계획하고 있다. 기업은행 내부에 복합점포 형식으로 증권사 창구를 개설하고 중소기업인을 위한 기업금융 서비스 등 특화업무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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