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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발전은 한그루 뽕나무서 시작됐다"

■ 중국을 낳은 뽕나무, 강판권 지음, 글항아리 펴냄


중국에서 뽕나무와 누에는 단순히 나무와 벌레가 아닌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척박한 곳에서 자라지 못하는 까다로운 나무와 더러운 곳에선 오래 살지 못하는 벌레에게 무슨 대단한 사연이 있겠냐 싶겠지만 양잠이 중국을 만든 ‘원동력’ 중 하나였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혹자는 비단이 진귀한 물건임에는 틀림 없지만 무슨 재주로 중국을 세계 중심에 세워놓았는지 궁금해 할지도 모른다. 비단이란 물건이 의복의 소재이면서도 동시에 문화를 퍼뜨리는 매개체였으며, 중국은 수천년간 잠상업(蠶桑業) 기술을 독점하다시피 했다. 이것은 비단의 가치를 더욱 높였고 비단을 중심으로 하는 조공무역을 만들어냈던 것. 조공국들은 조공을 빌미로 중국에 와서 장사를 해서 큰 이익을 얻어 돌아갔지만 그와 동시에 중국의 학문과 선진문화를 습득해 전파했다. 비단을 사고 파는 행위가 촉매제 역할을 했던 셈이다. 책은 요임금과 순임금의 고향인 산서성의 양잠업을 시작으로 고대 중국의 비단문명을 소개한다. 뽕나무와 연관된 흥미로운 대목도 예시된다. 뽕잎을 먹은 누에가 실을 토해낸다는 걸 인류 최초로 관찰한 사람들은 바로 황하 문명의 사람들이었다는 것이다. 저자는 중국을 의미하는 차이나(china)가 진나라에서 온 것이 아니라 서양에서 비단을 부르던 이름 진(cin) 혹은 지나(cina)에서 왔다고 주장한다. 청나라 시기의 잠상업을 통시적으로 꿰뚫어보면서 뽕나무의 사회경제사를 농사의 수입과 지역별 인구 밀도 등과 관련시켜 서술했다. 중국문화의 기원과 발전이 작은 한그루 뽕나무에서 시작됐다는 저자의 주장은 10여년에 걸친 방대한 연구와 조사를 통해 철저한 고증을 거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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