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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빙 앤 조이] 등대야, 이제 외롭지 않지?

울산 울기곶 등 관광자원 탈바꿈…관광公, 1박2일 상품 판매 예정



등대는 다양한 감정을 상징하는 건축물이다. 광풍과 노도에 홀로 맞서는 고독과 용기, 컴컴한 바닷길을 밝히는 한 줄기 희망…. 우아한 자태로 파도에 맞서는 모습은 격정과 극복, 평화를 동시에 상징하기도 한다. 등대지기의 삶은 또 어떤가. 아무도 찾아오지 않는 곳에서 홀로 등대를 지키는 등대지기의 삶은 끝없는 오랜 세월 기다림과 외로움의 상징이다. 그래서인지 많은 시인 묵객들과 화가들도 등대를 소재로 삼아 작품을 만들었다. 때로는 “내가 너의 등대가 되어 주마”하는 식의, 연애 소설 속 통속적인 은유로도 등대가 활용됐다. 우리나라 바다에 등대가 생긴 지도 100년이 넘었다. 이런 등대가 앞으로는 외국의 경우처럼 관광자원으로 변모할 전망이다. 한국관광공사는 몇몇 아름다룬 등대를 여행하는 상품을 개발해 이를 곧 국내 여행사를 통해 판매하게 할 계획이다. 유럽과 미국 등의 등대는 특유의 건축 미학과 100년이 넘은 역사성에 아름다운 해안 절경을 더해 훌륭한 관광자원으로 활용되고 있다. 민속학자이자 해양문화 전문가인 주강현 박사는 “한국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곳을 꼽으라면 등대와 해안 초소를 들겠다”고 했다. 실제로 등대에 가본 사람은 등대와 바다가 얼마나 아름다운 지를 안다. 등을 끈 낮에도, 등을 켠 밤에도 모두 아름답다. 그리고 등대의 모습은 왠지 모를 센티멘털리즘을 자극한다. 그러나 등대의 실체는 ‘낭만’ 따위의 감성적인 것과는 거리가 멀다. 등대는 어디까지나 ‘항로표지’가 목적이다. 또한 통신, 전기 등 최첨단 기술의 집합체이기도 하다. 등대의 역사가 그리 아름다울 건 없는데, 우리 바다에 처음 등대를 건설한 사람들은 일본인들이었고, 당시의 등대는 제국주의 침략의 사회간접자본이었기 때문이다. 흔히들 등대지기로 불리던 사람들은 현재 통신 등 특기를 가진 기술직 공무원들이다. 한 때 지역사회의 ‘유지’로 통하던 등대장들도 10여 년 전 ‘항로표지관리소장’으로 직함이 바뀌었다. 장명수 간절곶 항로표지관리소장은 “대장이 소장으로 격하된 지 오래”라고 농담을 하며 “교통, 숙박 등의 문제를 해결하면 등대는 점점 더 훌륭한 관광 자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우리나라의 등대는 대다수가 군사 보호 지역에 속한다. 그러나 최근 들어 몇몇 등대들이 주변에 소규모 숙소를 지어놓고 손님을 맞고 있다. 등대와 바다의 아름다움을 아는 사람들이 많아져 몇 달 치 예약이 완료된 상태다. 울산 울기곶 등대의 경우 30년 넘은 소나무가 빽빽이 들어선 숲을 산책하다 보면 나오는데 2개의 하얀 등대가 바다에 면해 있는 모습이 대단히 아름답다. 등대 너머로는 바다 위로 솟은 신라 문무대왕비의 수중릉인 대왕암이 보인다. 같은 지역의 간절곶은 한반에도서 아침 해가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이라 해돋이 포인트로 더 유명하지만, 이곳 등대가 빛을 뿜어내는 해질녘의 모습 또한 감탄사가 나올 정도로 아름답다. 울기곶과 간절곶 모두 등대 옆에 관광객용 숙소를 갖추고 있다. 두 곳 모두 울산해양수산청을 통해 예약을 받는데 기본적으로 몇 달 뒤를 기약해야 할 정도로 인기가 많다. 부산권에서는 태종대의 영도등대가 이미 관광 코스로 자리를 잡았다. 이곳에서는 자연사박물관과 해양갤러리 등 주변에서 즐길 수 있는 볼거리가 있는 것도 장점이다. 등대를 혼자 찾아가기가 불편하다면 여행 상품을 이용해도 좋다. 솔항공여행사는 관광공사가 개발한 등대 여행 코스에 영도, 간절곶, 울기곶 등을 1박 2일로 둘러보는 19만원 대 상품을 곧 판매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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