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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사-현지직원 직접소통 가능해요"

삼성전기 泰법인 자체예산으로 한국어 교육<br>자격 취득자에 인센티브 부여… 직원 열의·만족도 높아<br>모기업에 대한 이해 넓히는 '역 현지화' 성공모델로

삼성전기 태국법인의 태국인 직원들이 한국어를 배우고 있다.

지난 14일 오후3시 태국 방콕시 외곽의 웰그로우(wellgrow)산업단지에 위치한 삼성전기 태국법인. 휴대폰과 LCD TV에 들어가는 핵심부품을 생산하는 공장에서는 한국어 수업이 한창이었다. 강사가 전날 치러진 한국어능력시험(TOPIK)의 난이도를 묻자 18명의 수강생들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이구동성으로 "어려웠어요"를 연발했다. 삼성전기는 한국 본사 직원 및 현지 주재원과 태국 직원 간의 의사소통을 원활히 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공장 내에 한국어 강사를 상주시켜 한국어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900여명의 태국 직원 중 생산직을 제외한 관리직 170여명이 한국어를 배우고 있다. 지난해에는 19명의 직원이 초급 수준인 TOPIK 1~2급을 취득했고 올해는 1~3급 시험에 42명이 응시했다. 해외에 진출한 기업들이 현지 직원을 대상으로 한국어를 가르치는 곳이 생겨나고 있지만 삼성전기처럼 개별 기업 차원에서 자체 예산을 들여 한국어 교육을 실시하는 곳은 드물다. 1993년부터 본격적으로 가동된 삼성전기 태국법인은 2004년 '태국 최고 기업상'을 수상하는 등 태국에서 가장 성공한 외국계기업으로 자리잡았다. 노승환 법인장(상무)은 "해외에 진출한 국내 기업이 해당 국가의 현실에 맞게 현지화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현지 직원이 모기업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역현지화'도 필요하다"며 "기업 입장에서 업무시간에 한국어를 가르치기 쉽지 않지만 꼭 필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실험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기 태국법인은 지난해 4월부터 한국어 교육과정을 상시 운영하면서 TOPIK 응시를 지원하는 등 한국어 학습 붐을 조성한 데 이어 올해는 교육과정을 초급ㆍ중급ㆍ회화집중반 등 수준별로 세분화하고 TOPIK 자격 취득자에 대해 본사에 파견교육을 하거나 인사고과에서 가점을 부여하는 등 인센티브도 신설, 한국어 교육이 정착단계로 접어들고 있다. 태국 직원들 사이에서도 한국어를 배우려는 열의가 높다. 직원들은 매일 나눠주는 한국어 학습 퀴즈를 열심히 풀고 자발적으로 한국영화나 드라마 DVD를 보면서 한국어 실력을 갈고닦고 있다. 어라완(31ㆍ여) 교육담당 과장은 "숙제가 많아 힘들지만 한국어를 배우기는 것이 재미있다"면서 "과거에는 주재원과만 상대했는데 지금은 본사 직원과도 간단히 대화하고 업무연락을 할 수 있는 수준이 됐다"고 말했다.
태국 젊은이들 한국어 바람
제2외국어 채택 학교도 잇달아


태국의 젊은이들 사이에서 한국어 배우기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지난 2007년 문을 연 세종어학원은 지난해 120여명이던 수강생이 올해 190명으로 60%가량 급증했다. 이종일(51) 원장은 "한달 수강료가 4,000~5,000밧(16만~20만원)으로 비싼 편이지만 중ㆍ상류층을 중심으로 한국어를 배우려는 열의가 대단하다"며 "단순히 한류의 영향에 국한되지 않고 한국과 한국인ㆍ한국어에 대한 호감이 보편적인 정서로 자리잡아가는 것 같다"고 전했다. 한국어를 제2외국어로 채택하는 학교도 속속 생겨나고 있다. 방콕 시내에 있는 국립 마타욤왓마쿠트카삿 중ㆍ고교는 올해 태국 내 중ㆍ고교 중 최초로 한국어 과목을 개설했다. 중학교 1학년 43명과 고등학교 1학년 20명이 한국어를 배우고 있다. 내년에도 일부 고교에서 한국어를 제2외국어 과목으로 개설할 움직임이 보인다. 또 방콕에만 한국어과가 있는 대학이 7개에 이르고 태국 최고의 명문대인 출라롱콘대는 올해 한국학 석사과정을 처음 개설했다. 이런 추세를 반영하듯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주관하는 한국어능력시험(TOPIK)에 응시하는 지원자들도 2007년 450명에서 지난해 636명으로 늘어난 데 이어 올해 911명이 응시했다. 한국어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자 평가원과 방콕한국국제학교는 현재 방콕과 송클라 두 곳에서만 치르는 시험을 내년에는 북부도시 치앙마이에서도 볼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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