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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냉키 스타일 감 못잡았나

뉴욕증시, FRB 움직임 촉각 급등락 반복

20년 가까이 앨런 그린스펀 전 의장의 솜씨에 익숙해 있던 뉴욕 월가가 벤 버냉키 현 의장의 스타일에 익숙하지 않은 것일까. 아니면 버냉키 의장이 시장의 요구를 외면하고 그린스펀 전 의장의 스타일에서 탈피, 새로운 금융정책을 펼치는 것일까. 뉴욕 증시가 요즘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움직임 하나하나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하루는 FRB가 금리를 내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에 주가가 급락하는가 하면 그 다음날은 금리인하 가능성이 높다며 폭등했다. 일부 페드워처들은 그린스펀에 익숙해 있던 시장이 버냉키의 스타일 변화를 감지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진단한다. 즉 그린스펀 같으면 지금쯤 금리를 내렸을텐데 버냉키가 뜸을 들이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1987년 블랙먼데이 당시와 98년 롱텀캐피털매니지먼트(LTCM) 경영위기 당시에 그린스펀은 시장안정을 위해 금리를 인하했다가 시장이 안정된 후 금리를 다시 인상했다. 하지만 버냉키 의장은 17일 금리인하를 하지 않고 중앙은행이 시중은행에 빌려주는 자금의 재할인율만 0.5%포인트 인하하는 데 그쳤다. 이와 관련, 월스트리트저널은 버냉키 의장이 지난 19년간 재직한 그린스펀 의장의 금융정책을 탈피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린스펀의 경우 시장에 혼란이 발생하면 경제에 타격을 주기 때문에 시장안정을 FRB의 주요한 정책 목표로 설정했지만 버냉키 의장의 경우 도덕적 해이(모럴 해저드)에 보다 중점을 두고 있다는 것이다. 투자자가 투자에 실패해 시장교란이 발생할 경우 금리를 인하해 투자자를 보전해주는 건 잘못됐다는 것이다. 따라서 단기자금 공급이나 재할인율 인하와 같은 간접적 지원을 통해 시장을 안정시켜야 한다는 게 버냉키 의장의 이론이라는 것. 투자자들은 버냉키의 이 같은 정책 변경에 익숙하지 않다고 저널지는 평가했다. 버냉키 의장은 31일 ‘주택ㆍ주택금융과 통화정책’을 주제로 와이오밍 잭슨홀에서 개최되는 FRB 연례 심포지엄에 참석, 연설을 할 예정이다. 시장은 이 자리에서 버냉키 의장이 금리인하를 단행할 것이라는 확실한 신호를 보내줄 것을 기대하고 있지만 그가 이런 시장의 기대치를 충족시킬지는 여전히 안개 속에 가려 있다. 뉴욕증시는 29일 공개된 버냉키 의장이 찰스 슈머 상원의원에게 보낸 서한에 환호했다. 버냉키 의장이 “시장 혼란이 경제를 위협할 경우 필요한 조치를 취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힌 메시지가 이날 오후 전해지자 뉴욕증시는 오전의 상승세를 더욱 높였다. 이 같은 내용은 17일 FRB가 재할인율을 0.5%포인트 인하할 때 밝힌 성명서를 다를 바 없지만 시장은 이를 금리인하의 신호라고 해석했다. 전문가들의 의견도 엇갈린다. 밀러태벅의 토니 크레첸치 채권시장 전략가도 “만약 31일 연설에서도 슈머 의원에게 보낸 서한과 같은 톤이 이어진다면 9월 정례회에서는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액션이코노믹스의 마이클 잉글런드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버냉키 의장이 앞으로의 통화정책 방향에 대한 힌트를 줄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그러나 시장은 그의 발언 한마디 한마디에서 실마리를 찾으려고 안간힘을 쏟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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