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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약처방에서 주로 사용되는 한약재인 '숙지황'이 아토피 피부염 치료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입증됐다. 지금까지 숙지황은 전통적으로 간 기능 보호와 항알레르기 효과가 있다고 알려졌지만 아토피 피부염에서 숙지황의 치료 효과에 대한 동물실험 및 작용기전에 관한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한의학연구원 한약자원연구센터 김호경 박사팀은 집먼지 진드기로 자극한 아토피 피부염 생쥐 모델을 대상으로 숙지황 추출물을 피부에 바른 결과 아토피 피부염 증상이 크게 개선되는 효과를 확인했다고 19일 밝혔다. 연구팀은 먼저 21마리의 실험용 쥐를 음성대조군(숙지황 추출물을 바르지 않은 정상 쥐)과 양성대조군(숙지황 추출물을 바르지 않은 아토피 유도 쥐), 실험군(숙지황 추출물을 바른 아토피 유도 쥐) 등 3개 군으로 분리해 각 7마리씩 바르는 전임상 시험을 실시했다. 숙지황 추출물의 효과는 바른 뒤 4주 후 각각의 피부 병변의 임상 중증도 비교 및 혈액검사를 통해 평가했다. 시험 결과 숙지황 추출물을 바른 군에서 가려움ㆍ각질ㆍ건조증ㆍ출혈ㆍ상처 등을 판별할 수 있는 피부염 점수인 중증도가 37.75% 감소했다. 또 면역 세포들이 병변 세포들로 이동시켜 가려움증을 유발하는 역할을 하는 혈중 히스타민 농도가 26.13% 감소했다. 특히 아토피 피부염의 주요 현상 중 하나인 귀가 부어 오르는 현상도 28.07% 이상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박사는 "최근 아토피 피부염과 같은 난치성 면역질환 환자가 급증하고 있지만 기존 스테로이드제제는 내성 문제와 발암 등의 부작용이 많아 장기간 사용이 불가능하다"며 "이번 연구는 치료 효과가 뛰어나면서도 부작용이 적은 천연물 추출 아토피 치료제 개발 가능성을 높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향후 다양한 한약재 추출물 및 한약처방을 이용해 항알레르기 효과를 입증해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 성과는 SCI(과학기술논문 인용색인)급 대체의학 국제 학술지인 '저널 오브 에스노파머콜로지'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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