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책과 세상] 기후체계 무너뜨린 인류도 미래 '멸종 위기종'

■진화의 종말 (폴 에얼릭ㆍ앤 에얼릭 지음, 부키 펴냄)<br>과학 발전으로 지구 지배 했지만 온난화 탓 다른 생물 멸종 시켜<br>인구과잉·환경의 회복력 쇠퇴등 심각한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야



인류 진화의 역사와 지구가 처한 환경문제를 엮었다. 진화생물학으로 풀어본 지구의 생태환경 보고서쯤 될 것 같다. 부부 생명과학 전문가인 저자들은 생태계의 한 구성원에 불과한 인간이 지구를 지배하게 된 과정을 추적하고 인간이 지배하는 지구의 앞날을 내다본다. 하나의 생물에 불과한 인류가 어떻게 막강한 존재가 됐으며 또 어떻게 다른 생명체를 거느리고 있는 지구 환경 능력을 위협하게 됐는가를 설명하고 있다. 인류 변화의 속도가 빨라진 것은 2차 세계대전 이후에 나타난 급속한 인구팽창이 가장 큰원인으로 거론된다. 아울러 기술과 과학의 폭발적인 발전 덕분에 자원과 자연세계를 다루는 인류의 능력이 비약적으로 커진 점도 한 요인으로 설명돼왔다. 하지만 이로 인해 의도하지 않은 불행한 결과들도 나타나고 있다. 예를 들어 북아메리카 동부 지역에 서식하는 병자초 모기 애벌레는 낮의 길이를 기준으로 겨울잠에 돌입하는데 어느 시점부터 예전보다 낮이 훨씬 짧아져서야 겨울잠을 자기 시작했다. 온난화로 인해 발육 기간이 길어진 애벌레가 온난화에 맞춰 동면 주기를 바꾼 것이다. 예전과 같은 기준으로 겨울잠을 자면 몸에 비축한 지방을 다 소진해 날씨가 풀리는 봄이 오더라도 생존할 수 없기 때문에 동면주기를 바꿨다는 분석이 나왔다. 유럽의 알락딱새는 온난화로 번식 주기를 맞추지 못했고 새끼들이 먹이를 적절하게 공급받지 못한 탓에 몇몇 개체군이 90%나 감소했다. 인류가 만들어낸 기후 변화가 다른 생물들을 멸종시키거나 변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환경변화 속에서 생물개체군이 정적인 상태에 머물러 있지 않다는 점은 자연세계를 관찰하는 연구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주제다. 저자는 진화론과 기후학, 생태학, 국제정치 등을 아우르며 인간이 지구상에서 지배적인 지위에 오르게 된 유전적 진화과정을 살펴본다. 또 인류가 이룬 과학적 성과, 전쟁의 변화, 농경 생활, 가족 구조의 다양화, 국가의 발전 등 다양한 문화적 진화의 사례들도 함께 살펴본다. 인류는 미래에도 지구를 잘 이끌어가고 있을까. 저자는 인구, 생물권, 소비, 식량, 기후, 에너지 등 여러 주제를 놓고 이 질문에 답하며 지극히 부정적인 결론을 내놓는다. "우리는 지구상에서 승리를 차지한 종이지만 이제껏 우리에게 먹을 것과 물을 제공하고 만족스런 기후를 허락했던 체계를 위협함으로써 승리를 지속해 나갈 스스로의 능력을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 "진화 과정에 대량 멸종의 위기가 닥치듯이 인류 또한 스스로 변화시킨 환경의 영향을 되받는 미래의 '멸종 위기종'으로 몰리고 있다"는 게 저자들의 결론이다. 그렇기 때문에 인류는 인구 과잉, 경제적 불평등, 환경의 회복력 쇠퇴 등과 같은 심각한 문제를 해결해 지구상의 모든 생물들에게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주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저자들은 강조한다. 저자들은 "우리가 지배적인 동물이 되게 해주었던 특성을 이제는 우리 자신과 생물 세계의 모든 존재에게 지속 가능한 미래를 만드는 데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2만3,000원.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