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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대란설에 자금 가수요 조짐

연말 대란설에 자금 가수요 조짐 자금시장 '돈맥경화' 실태·전망 자금시장에 돈이 돌지 않고 있다. 물론 이 같은 '돈맥경화'현상이 최근 들어 새롭게 불거진 것은 아니다. 문제는 지난 3일 채권단의 퇴출기업 판정결과 발표로 시장에서 퇴출될 한계기업이 분명해졌고 8일 은행 경영평가위원회가 6개 은행의 진로를 결정한 이후에도 일부 대기업과 중견기업들의 자금난은 좀처럼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은행권을 비롯한 금융기관들 역시 시장을 보는 시각이 전혀 달라지지 않고 있다. 그러다 보니 대기업과 중소기업들이 연말 자금 대란을 우려, 일찌감치 유동성 확보에 나서는 등 자금 가수요 현상의 징후가 자금시장 이곳 저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예금 빼내 결제자금 마련=기업들이 자금확보를 시작한 것은 지난 9월부터. 지난 7월 비과세 신상품 출시로 투신사 MMF 수탁고는 두달동안 10조원 가까이 증가한 바 있다. 그러나 이후 기업 퇴출과 은행 구조조정이 예고되면서 MMF 수탁고는 9월 1조6,571억원, 10월 1조4,953억원이 줄었다. 투신사의 한 관계자는 "빠져나간 자금은 주로 법인예금이며, 그중에서도 중견 대기업들의 예치자금이 주로 이탈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다른 금융기관의 단기예금규모가 큰 변화가 없음을 감안하면, 빠져나간 MMF는 자금 결제에 대비한 유동성 확보 차원으로 봐야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현상은 이달들어서도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투신사 MMF수탁고는 기업체 퇴출 판정 이후에도 줄어 지난 4일부터 이후 3일동안 2,000억원 이상이 감소했다. 은행권을 통해서도 기업들의 자금 확보 전쟁은 쉽사리 관측된다. 경기 침체로 신규 설비투자가 전무한 상황에서 당좌대출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 주택은행의 경우 지난 10월 한달동안 당좌대출 한도소진율이 9%포인트 이상 증가했고 한빛, 외환은행 역시 당좌대출 한도 소진율이 5%포인트 안팎 늘었다. 이달 들어서도 기업체들의 당좌대출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 최근 일주일 동안 은행별로 0.2%~1%포인트 가량 한도 소진율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최근 외화예금이 감소세를 보이고 있고 회전대출 규모가 소폭 증가하고 있는 것도 기업체들의 유동성 확보 노력에 따른 현상이라는 지적이다. ◇퇴출판정 이후에도 불안심리 여전=기업들이 회사채등 직접금융시장이나 금융기관 대출을 통해 결제자금을 마련하는 것이 아니라 보유예금 털거나 당좌대출 약정 한도를 소진시켜 유동성을 확보하는 것은 기업퇴출 판정이후에도 여전히 실물 경제에 대한 불안감이 해소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경제연구소 관계자는 "한계 기업 퇴출 작업이 장기적으로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지만 당장 은행권의 충당금 적립비율을 확대시켜 자금공급 규모를 줄이게 되고 특히 경기가 후퇴기로 이미 접어든 상황에서는 모든 자금이 안정성 위주로 투자되기 때문에 당장 자금난이 해소되기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대우차 부도에 따른 협력업체들의 연쇄도산과 건설업체들의 경영난 등도 자금경색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로 투자적격 업체라도 BBB등급 이하 업체는 회사채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을 기대할 수 없는 형편이며 A등급 이상 기업 역시 자금시장에서는 선별적으로 회사채가 소화되고 있다. ◇돈은 금융권에서만 돈다=회복세를 보이지 않고 있는 시중의 자금경색 현상은 은행등 1금융권에는 자금이 넘쳐나고 있고 신용금고와 같은 중소금융기관도 유동성 확보에만 골몰하고 있다는 점에서 심각성이 더해진다. 은행 구조조정에도 불구하고 은행권 총예금은 지난 9월과 10월 두달동안 7조184억원이나 증가했다. 하지만 이렇게 넘쳐나는 금융권의 유동성은 주로 안전한 운용처에만 집중되고 있는 형편. 실제로 3년만기 국고채 유통수익률이 지난 9월말 연 8.07%에서 지난 7일 현재 7.66%로 떨어졌다. 동방금고 불법대출 사건으로 위기에 몰린 신용금고 업계는 '생존'차원에서 신규 여신을 극도로 자제하고 있다. 지난달 서울지역 32개 신용금고의 여신규모가 2,800억원 가량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으며 최근들어서도 대형 금고를 중심으로 총수신의 20%가량을 비상자금으로 비축한다는 방침아래 신규대출 중단과 만기자금 회수에 주력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자금시장의 한파는 기업퇴출 명단 발표로 해소 국면에 접어든 것이 아니라 지금부터 새로운 양상으로 시작되는 분위기"라며 "대책이 마련되지 않을 경우 연말 자금대란이 현실화될 수 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태준기자 입력시간 2000/11/09 17:00 ◀ 이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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