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세계의 사설/11월 13일] 자유무역을 저버린 미국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이번주 아시아 국가들을 순방한다. 추측하건대 아시아 각국은 오바마 대통령에게 미국이 자유무역 활성화에 게으르다는 불평을 쏟아낼 터이다. 이는 일련의 수치를 고려할 때 근거 있는 불만이다. 세계무역기구(WTO)에 따르면 현재 진행되고 있는 양자 간 및 지역 내 무역협상은 266건에 달하며 비공식적으로 물밑 협상 중인 건도 100건이 넘는다. 지난 2005년 이후 발효된 64건의 무역협정 중 미국이 당사국인 협정은 겨우 5건이다. 반면 유럽연합(EU)이 포함된 무역협정은 64건 중 8건이며 일본도 9건에 이른다. 그리고 현재 실효성 있는 모든 무역협정을 분석했을 때 미국이 관여하는 협정은 캐나다ㆍ멕시코ㆍ나프타 관련협정을 비롯해 17건뿐이다. EU는 40개국과 29건의 협정을 맺었는데 말이다. 2004년부터 2008년에 매년 체결된 국제 무역협정 평균 건수는 15건에 달한다. 1995~2000년 연평균 건수인 7건의 두 배다. 무역협정이 이처럼 늘어난 이유는 다양하다. 어떤 국가들은 도하라운드 같은 글로벌 무역협정이 자꾸 늦춰지면서 인내심을 잃어가고 있을 것이고 어떤 나라들은 도하라운드보다 양자 간 무역협정이 더 유익할 것으로 본다. 중국이 공격적으로 이웃 국가들과의 무역협정 체결에 나서는 것도 이 때문이다. 미국 기업들은 이 같은 무역협정 붐의 한가운데서 설 곳을 잃고 있다. 예를 들어 한국과 EU가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며 서로 관세장벽을 무너뜨렸는데 이 과정에서 한국이 수입규제를 위해 내세워왔던 과도한 기술장벽도 사라졌다. EU가 조지 부시 행정부의 대외 자유무역 정책을 모방하는 사이 세계13위 경제국인 한국 시장을 노려온 미국 기업들은 손가락만 빨고 있는 것이다. 물론 양자 간 또는 역내 무역협정은 다양한 혼선을 초래할 수 있다. 하지만 미국이 지금처럼 팔짱만 끼고 있다가는 더 큰 손해를 볼 수도 있다. 이를 피하려면 미 의회의 한미 FTA 비준부터 이뤄져야 한다. 오바마 대통령과 론 커크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무역협정 체결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함은 물론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도하라운드의 진전도 촉구해야 한다. 다른 나라들이 무역시장에서의 기회를 찾아 맹렬하게 움직이는 동안 미 정부가 잃는 것은 점점 늘어날 뿐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