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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청에 굴복한 갈릴레오의 고난

갈릴레오/마이클 화이트 지음, 사이언스북스 펴냄


중세 기독교 사회에서 과학은 ‘공공의 적’으로 몰리곤 했다. 지구는 광활한 우주의 한 부분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던 지동설의 근거를 천체 망원경으로 확인하면서 과학의 아버지로 불린 갈릴레오 갈릴레이(1564~1642)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의 주장은 하나님이 지구를 창조하고 그 속에 인간을 만들었다고 주장하던 중세 교회와 정면으로 충돌하는 급진적이고 위험한 발상이었다. 가톨릭의 수사이자 철학자로 생명체설을 주장했던 조르다노 부르노를 교황청이 화형을 집행한 것처럼 16세기 교회는 무고한 사람을 하루아침에 사라지게 하는 데 거리낌이 없었다. 이단으로 낙인이 찍히면 생명을 부지할 수 없었던 그 시절 갈릴레오는 어떻게 살아 남았을까. 중세 이탈리아의 명문 파도바대학 교수이자 메디치 가문의 전속 학자인 그를 없앤 후에 벌어질 의혹이 두려웠던 교황청은 갈릴레오에게 비밀스러운 제의를 한다. 갈릴레오가 자신의 과학적 업적이 잘못됐음을 자인한다면 목숨만은 살려두겠다는 것. 이런 굴욕을 감내하고 갈릴레오는 교황청이 물린 재갈에 옴짝달싹 못하고 숨죽인 채 각종 질병에 시달려 결국 외롭게 생을 마감한다. 갈릴레오의 책들은 1835년까지 금서 목록에 올라있었으며 1960년이 돼서야 비로소 해제됐다. 과학전문 저널리스트인 저자는 종교 재판에서 “그래도 지구는 돈다”고 주장했던 갈릴레오 재판의 진실을 밝힌다. 교회의 힘에 굴복할 수 밖에 없었던 인간 갈릴레오의 고난을 재조명하고 사후에 그의 업적이 정당성을 받은 과정을 자세하게 소개한다. 저자는 지난 400년 동안 바티칸 문서 보관소에서 갈릴레오 관련 문서를 분석해 위대한 과학자의 인간적인 내면을 생생하게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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