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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도 경제 불확실성 제거 앞장서야

새해 들어 경제의 불확실성이 확산되면서 보수적인 경영으로 방향을 선회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특히 재벌그룹을 비롯한 주요 기업들은 중동전 발발 가능성에 따른 고유가ㆍ환율ㆍ북한 핵 파장ㆍ새 정부의 재벌개혁 정책에 대한 불안감 등으로 연구개발(R&D)이나 설비 투자를 당초보다 축소 조정하거나 계획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들이 먹구름이 가득한 경제요인에 맞서 탄력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자세는 바람직하지만 자칫 국제경쟁력 하락 등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는 점에서 걱정스러운 대목도 있다. *본지 13일자 1면 보도 재계에 따르면 기업들은 현재의 경제상황을 국제통화기금(IMF)이후 `최악`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일반의 소비심리마저 급격히 위축되면서 경제의 발목을 잡는 악재들이 전면에 모두 등장한 느낌이다. 따라서 기업들로서는 `생존`이라는 방어경영에 치중할 할 수 밖에 없는 입장이겠지만 긴축도 지나치면 좋지 않는 법이다. R&D나 설비투자는 시기가 중요하다. 기술혁신 시대로 불리는 21세기는 신기술의 사이클이 지난 세기에 비해 엄청나게 짧아졌다. 정보기술(IT)산업만 하더라도 제품의 사이클이 6개월이면 긴 경우에 속하며 한달 간격도 적지 않다. R&D나 설비투자는 늦으면 늦을수록 그만큼 뒤쳐지게 된다는 뜻이다. 기업을 보수적으로 경영하는 것도 좋지만 중도를 벗어나 한쪽으로 치우칠 경우 글로벌 경쟁에서 탈락하게 되며 2등 기업으로 전락할 위험성도 배제할 수 없다. 완급(緩急)의 조절이 그 어느 때 보다도 필요한 시점이다. 우리나라의 제조업체들은 지금 유동성이 그리 어려운 편이 아니다. 지난해 6월말 현재 국내 제조업체들의 현금보유액은 사상 최대인 39조3,000억원대에 이른 것으로 집계됐다. 제조업체들이 IMF후 구조조정을 거치면서 수익성 위주로 경영을 해 온 데다 저금리로 수지가 크게 개선된 탓이다. 대규모 투자를 외면한 것도 일조(一助)를 했다. 위험에 대한 준비도 필요하긴 하다. 그러나 장래에 대비한 투자는 더욱 더 중요하다. 지금 기업들이 투자를 망설이고 있는 것은 경제의 불확실성 때문이다. 국제적인 고유가나 북한의 핵 파장 등은 국제적인 문제로 어쩔 수 없다. 이들 문제를 제쳐 놓고 국내적으로라도 일단은 기업들이 안심하고 기업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돼야 한다. 기업들이 새 정부의 재벌개혁 정책과 관련, 불안해 하고 있다면 이를 제거해 주는 것이 급선무다. 투자는 한편으로는 고용도 창출한다. 정부나 기업 모두에게 `윈ㆍ윈 게임`이다. 기업들에게도 장래에 대한 공격적인 벤처정신이 요청되는 때다. <김영기기자 you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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