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대표 관광 상품이자 세계적인 음악 페스티벌인 '글래스톤베리'에는 매년 전세계에서 20여만 명의 관객이 찾아와 캠핑을 하며 음악을 즐긴다. 2007년 글래스톤베리 페스티벌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그 해 공연수입은 360억원, 관객들의 소비 지출은 9,400억원에 달했다. 일본의 유명 록 페스티벌인 '섬머소닉'과 '후지록페스티벌' 역시 인기 있는 음악 축제. 올해에는 한국 걸그룹 '소녀시대'가 초청돼 '레드핫칠리페퍼스', '엑스재팬' 등과 한 무대에 선다. 야외 음악 페스티벌이 새로운 '문화상품'으로 각광받고 있다. 음악 마니아 중심으로 펼쳐졌던 단순한 음악 행사를 넘어 야외에서 캠핑을 하며 음악을 즐길 수 있는 '관광 상품'이자 새 트렌드를 접할 수 있는 '문화 공간'으로 진화하고 있는 것. 이에 국내에서도 '지산 밸리 록 페스티벌',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 등 기존 인기 페스티벌뿐 아니라 '레인보우 뮤직 페스티벌', '캐리비안 서머 웨이브 페스티벌' 등 새로운 야외 음악 축제가 속속 등장해 야외 음악 페스티벌이 전성기를 이루고 있다. ◇통기타 메고 가는 '음악여행' 떠올리며 인기=야외 음악 페스티벌이 인기를 끄는 가장 큰 요인은 답답한 실내가 아닌 탁 트인 공간에서 마음껏 유명 아티스트들의 라이브 음악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지난 2일과 3일에는 '레인보우 뮤직 페스티벌'이 강원도 춘천시 남이섬에서 펼쳐졌고, 오는 22일과 23일 경기도 용인 캐리비안 베이에서는 '서머 웨이브 페스티벌'이, 29일에서 31일까지는 이천시 지산 포레스트 리조트에서 '지산 밸리 록 페스티벌'이 열린다. 음악 축제를 당일에만 즐기는 관객뿐 아니라 공연장 주변에서 텐트를 치고 캠핑을 즐길 수 있는 '캠핑권'을 사는 관객들도 매년 늘어나 2009년 '지산 밸리 록 페스티벌'에서 판매한 캠핑권은 2,500장에 불과했지만 지난 해에는 4,500장으로 늘었다. '레인보우…'의 홍보를 맡은 최서희 브이유엔터테인먼트 팀장은 "통기타를 메고 야외로 향했던 아스라한 추억이 야외 음악 축제가 인기를 얻는 비결"이라며 "야외 음악 축제도 문화 소비의 한 축이 된 것 같다"고 분석했다. ◇마니아 중심에서 대중친화적으로 외연 넓혀=과거 야외 음악 페스티벌은 마니아 팬들 위주로 열려 일반 관객들이 참여하기엔 괴리가 있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대중적으로 인기를 거두고 있는 아티스트들을 초청해 대중친화적으로 외연을 넓히고 있다. 올해 '지산…'과 '펜타포트…'에는 김완선ㆍ디제이디오씨ㆍ유브이ㆍ지디앤탑 등이 초대됐다. 이들은 록 아티스트들이 아니라는 점에서 논란이 되고 있지만 축제가 진화하기 위해서는 대중적인 아티스트의 초청이 필요하다는 것이 주최측의 설명이다. 음악 페스티벌 관계자는 "올해 글래스톤베리에는 비욘세ㆍ케샤 등이 초청됐고 후지 록 페스티벌에서는 차력쇼를 하고 카지노를 여는 등 다양한 이벤트로 관객을 이끈다"며 "한정된 록 아티스트들의 라인업을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아티스트 섭외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해외 비해 저렴한 가격, 글로벌 경쟁력=음악 페스티벌이 새 '관광상품'이 될지도 기대되고 있다. 세계 공용어인 '음악'을 선보인다는 점에서 관광객을 끌어 모으기에 유용하고 30~50만원에 이르는 해외 음악 페스티벌의 높은 가격에 비해 10만원 안팎의 저렴한 티켓 가격도 경쟁력이 된다는 것. 이재향 CJ E&M음악사업부문 대리는 "지난 해'지산…'의 해외 관객 비중은 3%였으나 올해는 7%로 예상하고 있다"며 "음악 페스티벌은 음악 뿐 아니라 현재 그 나라의 최신 트렌드를 볼 수 있는 장소라는 점에서도 관광 상품의 잠재력을 가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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