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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이끄는 50인의 경영인] 남용 LG전자 부회장

고객 눈높이에 맞추는 '인사이트 경영'<br>휴대폰 부문 실적 크게 개선 작년 매출액 40조원 돌파도


‘취임 후 1년5개월만에 주가는 3배, 매출액은 40조원 돌파.’ 남용 LG전자 부회장이 CEO 업무를 시작한 지난해 1월 후 1년여만에 일어난 변화다. 이 기간 LG전자 주가는 3배 이상 올랐다. 이는 LG전자의 성장 엔진인 휴대폰 부문 실적이 크게 개선된 때문이다. 특히 LG전자의 글로벌 히트작 초콜릿폰이 지난 3월 세계 판매 1,800만대 기록을 세웠다. 여기에 지난해 실적이 좋지 않았던 PDP패널 등 디스플레이 부분의 적자 폭이 최근 계속 줄어들면서 올해에는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된다. 디스플레이 부문의 영업적자 규모는 지난해 1ㆍ4분기 2,621억원에서 4ㆍ4분기 109억원으로 대폭 줄었고 올 1ㆍ4분기에는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40조8,479억원, 1조2,337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1.2%, 46.2% 증가했다. 매출 40조원 돌파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 같은 눈부신 성장의 비결은 뭘까. ‘고객의 눈높이에 맞추라’는 남 부회장의 경영 철학이 크게 작용했다. 남 부회장은 올해 초 열린 첫 임원회의에서 “마케팅 조직과 유통 채널 구축부터 커뮤니케이션 방식에 이르기까지 각 지역의 고객들이 어떻게 행동하는지를 반영해 그 지역에 맞는 마케팅 전략을 고안하고 실행에 옮겨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 같은 맥락에서 남 부회장은 2주 마다 열리는 경영회의에 앞서 ‘고객의 소리’를 듣는 시간을 마련했다. ‘고객의 소리’는 고객과 상담원의 통화 내용인데, 2~3분 분량 5~7개를 연속해서 15분 동안 듣는다. 주로 품질, 친절도, 만족도 등에 관한 내용이다. 지난해 4월부터 남 부회장은 ‘소리’들에 대한 개선 방안과 현재까지의 개선 현황을 경영회의에서 직접 점검하고 있다. 그는 “고객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혹은 고객들이 표현은 못하지만 무엇을 간절히 바라는지를 알아내 그러한 기능과 가치를 우리의 상품과 서비스에 담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남 부회장은 제품 설명도 고객에 맞추라고 지시했다. 휴대폰으로 방송을 볼 수 있는 ‘DMB 시청 기능’. ‘DMB’ 또는 ‘방송 서비스’라는 메뉴로 표시했으나, 이를 ‘TV 방송’, ‘TV/라디오’ 라는 표현으로 바꿨다. 휴대전화 메뉴 중 ‘스케줄’이라는 표현도 ‘일정’으로 바꿨다. 그날 그날의 할 일을 의미하는 ‘To Do’는 ‘할 일’이라는 한글 표현으로 바꿨다. 남 부회장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중 하나는 인재 영입과 양성이다. LG전자는 진정한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외국인 경영진을 영입하는 등 최고 경영진 구축을 진행하고 있다. 남 부회장은 지난해 초 CEO를 맡자마자 인재 영입 작업을 시작해, 맥킨지에서 마케팅 프랙티스 아시아 태평양 대표를 맡던 박민석씨를 최고전략책임자로 영입한 데 이어 지난해 말에는 다국적 제약회사인 화이자에서 동북아 지역대표를 맡았던 더모트 보든씨를 부사장으로 영입해 최고마케팅책임자로 임명했다. 올 1월엔 토마스 린튼씨를 부사장급의 최고구매책임자(CPO,)로, 지난 3월에는 다국적 기업 HP에서 약 20년 간 근무한 디디에 쉐네보 HP 미주지역 부사장을 최고구매책임자(CSCO)로 영입했다. 내부 인재 양성도 강화했다. LG전자는 지난해 2ㆍ4분기부터 차기 사업부장 후보를 선발해 집중 양성하는 프로그램을 가동했다. 앞으로 임명될 사업부장은 반드시 이 후보군을 거쳐야 한다. LG전자는 또 올해부터 신입사원 교육과정을 전면 개편해 ‘일 잘하고 실력 있는’ 인재를 육성하고 있다. 남용 부회장은 “8만여명의 직원 중 3만명 정도를 글로벌 탑 클래스 수준으로 끌어 올리고, 임원급 핵심인재 300명을 육성한다면 LG전자가 GE, 도요타 등 선진 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남용 부회장은 남용 LG전자 부회장은 1976년 LG전자 수출과에 입사한 뒤 LG기획조정실과 LG전자 멀티미디어사업본부장, LG텔레콤 대표이사, LG 전략사업담당 사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그룹 내에서는 전략기획력, 추진력, 고객가치 혁신 마인드를 겸비한 국내 IT분야의 최고 경영인으로 꼽고 있다. 특히 기획조정실 시절 비전추진본부 상무와 경영혁신추진본부장을 맡아 그룹 전체 사업의 핵심과 꿰뚫는 통찰력 있는 전략가로 평가 받으며 계열사의 사업구조 고도화 작업을 추진했다. 특히 LG전자 멀티미디어 사업을 맡은 지 1년 만에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시켜 그룹의 각별한 신망을 얻었다. ▦1948년 경북 울진 출생 ▦1976년 서울대 경제학과 졸업 ▦1976년 LG전자(구 금성사) 수출1과 입사 ▦1986년 LG그룹 기획조정실 상무 ▦2002년 LG텔레콤 대표이사사장 ▦2007년 LG전자 대표이사 부회장 ◇ 경영원칙 ▦고객의 눈높이에 맞추라-고객의 소리를 듣는 시간 마련, 경영회의서 직접 점검 ▦핵심인재 300명이 일류기업을 만든다-사업부장 양성 프로그램 가동 ▦글로벌 시장을 겨냥하라-외국인 최고책임자 영입, 현지 인재육성 추진
"해외사업 성공 비결은 가정방문"

출장때 고객 집 방문 제품관련 대화 눈길
'가정 방문이 해외사업 비결.' 남용 LG전자 부회장은 '가정 방문'이란 독특한 경영 노하우를 갖고 있다. 그는 해외 출장시 고객의 집을 직접 방문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고객들이 산 가전 제품을 집 안에 어떻게 배치하고 사용하는지 직접 보기 위해서다. 남 부회장은 지난해 초부터 수십 곳의 해외 시장을 방문했다. 브리핑을 받기 위해 법인 사무실에 들르기 전에 2~3명의 고객을 소개받아 그들의 집을 직접 방문했다. LG전자 관계자는 "남 부회장이 직접 현지의 집의 구조를 살피면서 어떤 제품을 쓰고 있는지, 그 제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등에 대해 2시간 가까이 고객과 대화를 나누곤 한다"고 전했다. 방문 대상은 LG전자의 현지 법인 등이 무작위 선정해 사전에 방문 협의를 마친다. 남 부회장이 들르면 현지 가정집에서는 "LG전자 부회장이 우리 집에 왔다"며 크게 환영하는 분위기란 게 회사측 설명. 주로 기능 개선과 새 상품 아이디어를 허심탄회하게 주고받는다고 한다. 남 부회장은 지난 3월에도 싱가포르의 가정집 두 군데를 방문해 현지 가전제품 분위기를 익혔다. 남 부회장은 전 세계를 10여개의 시장으로 나눠 지역별로 고객과 시장의 특성을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남 부회장은 "한 나라에서 성공한 전략이 다른 나라에서도 통할 것이라고 단정하는 것은 금물"이라며 "직접 고객이 돼 고객의 눈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LG전자의 현지 마케팅 전략으로 이어진다. LG전자 인도네시아팀이 최근 현지 시장에서 기존 LG전자 제품과 다른 중저음 음질 중심의 오디오를 현지 문화와 접목시켜 시장점유율 1위로 올라선 것이 좋은 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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