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전선의 베트남 현지 법인인 LS전선아시아가 국내 증시 상장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LS전선은 7일 한국투자증권·하나금융투자와 대표주관계약을 체결하고 베트남 법인인 LS전선아시아의 한국거래소 상장을 본격 추진한다고 밝혔다. LS전선아시아는 LS전선이 베트남 2개 법인(LS-VINA, LSCV)의 상장을 위해 지난 5월 국내에 설립한 지주회사다. LS전선아시아는 상장 예비심사 등을 거쳐 내년에 상장할 계획으로, 국내 기업의 해외 출자법인이 국내 증시에 'U턴 상장'하는 첫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LS전선아시아는 베트남 전력청의 안정적인 물량 확보 등에 힘입어 현재 시장점유율 30%를 차지하고 있는 베트남 1위 전선업체다. 이 같은 성과는 베트남 진출 20년 동안 크고 작은 어려움을 딛고 이뤄낸 것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적지 않은 의미가 있다.
지난 1995년 LG전선(현 LS전선)은 베트남 최대 전선 회사였던 휴막(HEWMAC)사와 합작 계약을 체결한 뒤 이듬해 LS-VINA의 전신인 LG-VINA 케이블을 설립했다. 베트남은 이후 10년간 송배전선 수요가 연간 400억~500억원으로 예상됐으며 LS-VINA는 시장 점유율 목표치를 40% 이상으로 잡을 정도로 장밋빛 미래를 꿈꿨다. 하지만 당초 기대와 달리 LS-VINA는 합작법인 설립 직후 위기에 직면했다. 가장 큰 문제는 애초에 현지 사업 환경을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한 점이었다. 공장 가동 첫 해인 1997년 600만달러 매출에 130만달러의 영업손실을 냈다. 1998년, 1999년에도 30%가 넘는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파트너사 사장(LS-VINA 부사장)의 부정과 공산주의 국가의 느린 의사결정 그리고 국제통화기금(IMF) 사태까지 겹치며 베트남 사업 철수를 심각하게 고민했다.
LS전선 경영진은 이 같은 위기를 오히려 기회로 삼아 1999년 강력한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문제가 된 현지 경영진을 내보내고 경영 정상화와 수익 창출 기반 확보에 전사적 노력을 기울였던 것. 기존 설비를 보수하고 신규로 설비를 도입해 생산력을 향상시켰으며 대리점을 신설하는 등 현지 영업력을 강화했다. 이처럼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성공적으로 이뤄내자 실적은 점차 개선되기 시작했다. 2001년 첫 흑자를 기록했고 2003년에는 누적적자를 해소할 수 있었다. 매출은 2001년 2,300만달러에서 지난해 3억7,960만달러로 비약적인 성장세를 나타냈으며 올해 예상치는 4억3,680만달러로 '베트남 진출 성공 신화'를 써 내려가고 있다.
최고경영진의 관심도 폭발적인 회사 성장에 한 몫 했다. 지난 2013년 LS전선 회장으로 취임한 구자엽 회장은 취임 직후인 그 해 3월 베트남 공장을 방문해 베트남 법인의 성장 가능성과 인력의 우수성 등을 직접 보고 받고 베트남 법인을 아세안 최고의 종합전선회사로 육성할 것을 지시했다.
아세안 최고의 종합전선회사로의 도약을 위해 이번에 해외 진출 국내 기업의 첫 'U턴 상장'의 형태로 거래소 상장에 본격 나섰다는 후문이다. 명노현 LS전선 대표는 "LS전선아시아를 베트남 1위 전선회사를 넘어 동남아 최고의 종합전선회사로 키우겠다"며 포부를 밝혔다. LS전선 베트남 법인은 베트남 정부로부터 외자기업의 모범사례로 인정받아 수출유공자상과 노동훈장 등을 받았으며 최근에는 아시아태평양 국가를 비롯해 남미 지역까지 수출을 확대하고 있다. 올해 매출 4,800억원, 영업이익 22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