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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범여권 통합론 속 '한탕주의'

“개그맨도 인기 방송 코너 하나로 한방에 뜨지 않나. 지금 범여권이 이렇다 할 대선 주자 없이 사분오열하는 것 같지만 대통합이 되고 단일 대선 후보만 뽑아봐라. 여론 지지율 올리는 것은 순식간이다.” 최근 열린우리당의 한 국회의원이 사석에서 기자에게 건넨 말이다. 평소의 친분을 생각해 차마 내색은 못했지만 그의 말을 듣고 기자는 속으로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었다. 범여권이 추진하는 대통합의 바탕에 이처럼 어이없는 ‘한탕주의’가 깔려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기 때문이다. 범여권이 그동안 통합을 추진하면서 공식ㆍ비공식적으로 언론에 던진 논리들을 정리해보면 이 같은 우려를 실감할 수 있다. 특히 열린우리당을 해체해야 한다는 의원들은 현재 열린우리당의 여론 지지율이 크게 떨어진 것을 두고 국민들이 사망선고를 내린 것이므로 당의 간판을 내린 뒤 새 정당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변한다. 이런 논리라면 지지도 낮은 정당은 모두 해체돼야 마땅하다. 그러나 정당은 순간의 인기에 좌지우지되는 연예인 기획사가 아니다. 정당이 존폐를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순간은 창당이념에 중대한 문제가 있다고 평가받을 때이다. 그런데 열린우리당 해체론을 주장하는 의원들조차도 창당정신에 문제를 제기하는 이들은 거의 없다. 오히려 이들은 기존의 창당정신만큼은 계승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당을 해체할 것이 아니라 먼저 창당정신을 제대로 구현할 수 있도록 당내 혁신을 추진하는 것이 순서이다. 이제는 정책과 국정 운영 성과로 정당이 평가받는 시대다. 기업도 뼈를 깎는 경영 혁신과 품질 개선, 연구ㆍ투자를 하지 않으면 시장에서 퇴출된다. 하물며 국정을 책임지는 정당에 대한 국민의 평가는 얼마나 준엄하겠는가. 범여권도 당 간판을 바꿀 궁리에 빠져 있을 게 아니라 어떻게 좋은 정책상품을 개발해 국정 운영의 실적을 올릴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당장 오늘부터 6월 임시국회가 열린다. 올해 대선과 내년 총선에 대한 국민의 판단도 국회 운영 성과에 따라 갈릴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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