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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미래는 亞시장…印·베트남 전진기지로"

이건희 회장 아시아 전략회의…글로벌 경영전략 수정 '타깃 마케팅' 추진 나서

삼성 이건희(오른쪽) 회장이 최근 말레이시아 세렘방 전자사업장을 방문해 현지 직원들의 노고를 격려하고 있다.

‘이젠 아시아 시장이다’. 해외에서 전략회의를 주재할 때마다 그룹경영의 큰 그림을 밝혀 온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이번에는 ‘아시아 지역과의 동반성장’을 새로운 경영화두로 던졌다. 특히 성장 잠재력이 높은 인도와 베트남을 집중적인 공략대상으로 삼았다는 것도 주목되는 대목이다. 삼성의 이번 ‘아시아 전략회의’는 종전의 ‘글로벌 경영전략’의 수정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의미를 좀 더 좁히면 ‘중국’을 핵심 축으로 한 아시아 시장 공략의 전진기지를 인도와 베트남 등으로 넓히는 ‘확장 경영’의 뜻을 담고 있다. 기존의 프리미엄 시장인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의 성장이 벌써 한계를 드러내고 있는데다 중국마저 글로벌 기업들의 격전장으로 변하고 로컬브랜드마저 부상하면서 이미 포화상태에 이르렀다는 점을 감안, 성장 잠재력이 높은 다른 지역에서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볼 수 있다. 아시아는 말 그대로 세계 인구의 60%가 살고 있는 잠재력 높은 거대시장이다. 하지만 나라마다 인종과 종교, 문화 등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데다 국가는 물론 지역과 각 계층간 소득격차가 심하다. 늘 ‘잠재력 높은 이머징 마켓’이란 평가를 받으면서도 값싼 인건비를 활용한 생산기지 이상의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역으로 말하면 남보다 한 발 앞서 공략할 여지가 큰 ‘미지의 시장’으로서의 의미가 크다. 특히 인도와 베트남 등은 국토와 인구, 자원 측면에서 잠재력이 매우 크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공략 대상이다. 다른 주요 국가들도 경제발전에 올인하고 있는 추세다. 게다가 유럽의 경제통합을 모델로 한 역내 통화통합 등 아시아 전체의 단일시장 통합움직임도 활발해지고 있다. 이건희 회장이 “지금이야말로 우리의 관심과 도전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긴 안목으로 대응하라”고 강조한 것도 ‘10년 뒤’를 바라 본 그룹의 방향을 정해 준 것으로 볼 수 있다. ‘삼성의 미래는 곧 아시아 시장을 어떻게 경영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새로운 가치를 부여한 것이다. 이 회장은 그러면서 지역별로 다른 특수한 문화를 인정하고 시장에 뿌리를 내릴 수 있는 차별화된 세부 실천방안을 주문했다. 삼성은 이에 따라 아시아 시장에 대한 인식을 단순 생산기지가 아닌 삼성의 ‘제2도약’을 이끌 핵심 시장으로 새롭게 전환했다. 이를 토대로 한 향후 아시아 공략 전략은 지역별로 다른 전법을 쓰는 ‘타깃 마케팅’과 처음부터 일류 기업의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한 ‘프리미엄 전략’을 양대 축으로 하고 있다. 특히 삼성의 중점 주목 대상인 인도와 베트남의 경우 연구개발(R&D) 강화를 통해 기초기술과 소프트웨어 등 유망기술을 활용하는 등 별도의 중장기 전략으로 대응해 나가기로 했다. 삼성 관계자는 “인도와 베트남 등 주요국가의 경우 중국을 상당부분 대체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며 “프리미엄 제품의 비중을 대폭 높여 동남아를 중국에 버금가는 시장으로 발굴ㆍ육성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베트남에서 열린 이번 ‘아시아 전략회의’에는 이 회장과 이학수 구조조정본부 부회장 및 김인주 사장,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기태(정보통신)ㆍ이현봉(생활가전)ㆍ최지성(디지털미디어) 사장, 김순택 삼성SDI 사장, 강호문 삼성전기 사장, 박근희 중국본사 사장, 이회장의 장남인 이재용 상무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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