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25일(한국시간) 3명이 벌인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저스틴팀버레이크ㆍ슈라이너스 아동병원오픈 네 번째 연장 혈전. 17번홀(파3ㆍ204야드)에서 친 조너선 버드(미국)의 티샷이 땅거미 내린 그린에 떨어져 두어 차례 튀기더니 바로 홀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상금랭킹 117위로 120위까지 주어지는 내년 투어 출전권을 걱정했던 그는 우승을 차지하며 77만4,000달러의 우승상금과 함께 2년간 출전을 보장 받았다. #2. 제주 라온GC 회원인 김용의(65)씨는 지난 23일 이 골프장의 홀인원 이벤트 홀인 레이크코스 6번홀(파3ㆍ155야드)에서 티샷을 그대로 홀에 집어넣어 라온레저개발㈜이 제주시 한림읍 재릉지구에 조성되고 있는 리조트 콘도 36평형 1채를 받게 됐다. 분양가 약 3억6,000만원으로 국내 홀인원 경품 사상 최고가다. 지난 8월15일부터 내년 8월14일까지 진행되는 이 이벤트 기간에 복수의 홀인원이 나오면 공동 소유가 된다. 지난주 말 한국과 미국에서 터져 나온 '대박' 홀인원이다. 평생 한 번 할까 말까 하는 홀인원의 행운이, 그것도 엄청난 횡재와 함께 찾아온다면…. 파3홀 티잉그라운드에 설 때면 새록새록 떠오르는 황홀한 상상이다. 골프의 황금계절을 맞아 홀인원의 꿈을 꿔보는 것은 어떨지. ◇홀인원 확률은=미국 골프전문지 골프다이제스트의 분석에 따르면 홀인원을 할 확률의 경우 아마추어는 1만2,000분의1, 프로는 3,500분의1 정도다. 방대한 양의 1년간 라운드 및 홀인원 수를 토대로 도출해낸 것이다. 아마추어의 경우 통상 18홀당 4개의 파3홀이 있으므로 3,000라운드에 한 번 나오는 꼴의 확률이다. 주 1회 라운드(연간 53회)를 한다고 치면 약 60년에 한 번 기록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절망적이다. ◇확률과 행운 사이=홀인원이 확률의 영역에만 속한 것이라면 이론상 체념하고 휘둘러야 한다. 그러나 골퍼들이 알다시피 '골프의 신'은 알 수 없는 성격의 소유자다. 지난해 국내만 해도 서모씨가 렉스필드CC 서코스 2번과 7번홀 등 전반 9홀에서 2개 홀인원을, 지난해 3월 이포CC 12번홀(파3ㆍ125m)에서는 박덕흠(82)옹이 그린 앞 나무를 맞고 들어가는 최고령 홀인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미국에서는 2007년 당시 102세 할머니가 세계 최고령 기록을 갈아치웠다. ◇국내 홀인원 '명당' 따로 있다(?)=올 들어 25일 현재까지 대한골프협회 회원사 골프장 111곳에서 나온 홀인원은 모두 762개. 파미힐스(경북 칠곡)가 29개로 가장 많고 부영(제주 서귀포ㆍ27개), 중앙(충북 진천ㆍ26개), 레이크사이드(경기 용인ㆍ25개), 울산(25개), 뉴서울(경기 광주ㆍ21개) 등이 뒤를 잇고 있다. 69곳 골프장에서 나온 기록들이고 42곳에서는 이날까지 단 한 개도 나오지 않았다. 파미힐스와 중앙은 2009년 한 해 동안에도 각각 102개와 95개로 1, 2위를 차지했다. 파미힐스 동코스 8번홀, 중앙 마운틴 3번홀, 아시아나 서코스 13번홀, 골드 챔피언코스 2번홀, 대구 동코스 5번홀 등이 전통적인 홀인원 명당으로 알려져 있다. ◇비법 있을까=공식 경기에서만 15차례나 홀인원을 기록한 프로골퍼 허석호(37)씨는 "100% 행운"이라며 홀인원 비법을 묻는 질문에 한사코 손사래를 친다. 미국 PGA투어에서 뛰기도 했고 통산 홀인원을 51회나 작성한 '홀인원의 달인' 맨실 데이비스(미국)는 "깃대를 겨냥하고 그저 볼이 멋지게 날아가 홀에 붙는 장면을 상상하라"고 조언했다고 한다. 하지만 아마추어의 경우 7ㆍ8번 아이언 샷 사용 비율이 높다는 점, 프로들의 확률이 훨씬 높다는 점을 고려하면 그린 적중 능력이 홀인원의 첫 단추인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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