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 전체가 우리 문학을 즐기고 존중할 줄 아는 문학 선진국이 돼야 노벨문학상 수상자를 배출할 수 있습니다. " 김주연 한국문학번역원장은 "노벨문학상은 로또가 아니다"라며 국내에서 노벨문학상을 배출하기 위한 조건 중 하나로 우리 문학환경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노벨문학상 발표가 당일의 사건 기사처럼 다뤄지고 있는 게 우리 문학의 현실인 반면 서양어권의 경우 평소에 문학을 즐기고 존중하는 문화가 노벨문학상 수상자의 90% 이상을 배출해내는 힘인 것 같다"고 분석했다. 특히 김원장은 한국문학번역원이 한국문학을 번역해 해외에 소개하는 역할을 맡고 있는 곳인 만큼 우수한 원작과 질 높은 번역을 노벨문학상 배출의 주요 요건으로 꼽았다. "원작이 우수해야 되는 것은 기본이고 좋은 번역의 경우 현지 독자 소비층을 감동시키는 '감동번역'이 돼야 합니다. 그렇게 우리문학에 대한 사랑, 우수한 원작, 질 좋은 번역 등이 복합적으로 진행돼야 가능합니다." 그는 " '번역(飜譯)은 반역(反逆)'이라고 할만큼 어려운 작업이고 우수한 번역 인력 확보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번역원이 자체적으로 번역아카데미를 운영해 실력있는 번역가 양성에 힘을 기울이고 있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번역아카데미에서는 현재 영어, 불어, 독어, 러시아어, 스페인어, 중국어, 일본어 등 7개국 예비 번역가들이 훈련을 받고 있다. 김원장은"영어와 비영어권 언어로 나눠 특히 국제 언어인 영어권 번역을 더 강화하겠다"는 내년도 비전을 제시했다. 그는 "우리 문학이 다양한 언어로 국제시장에 나갔으니 이제는 시장의 평가가 나올 때가 됐다"는 말로 한국 문학이 세계에서 평가 받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그는 이어"영상문화가 범람하는 상황에서 활자로 된 문학을 지켜내는데 어려움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문학은 영상에 비해 전파와 이해 시간이 더 소요되므로 성과에 대해 차분히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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