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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램 반도체와 액정표시장치(LCD) 치킨게임에서 한국에 진 대만이 이번에는 발광다이오드(LED)로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에 따라 반도체와 LCD 등에 이어 차세대 산업으로 부상하는 LED를 놓고 한국과 대만 간의 치킨게임이 우려된다. 3일 관련 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대만 정부는 최근 LED 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프로젝트에 돌입했다. 마잉주 대만 총통은 최근 자신이 직접 나서 LED 산업 육성의 일환으로 내년부터 가로등 130만개를 LED로 교체한다는 구상을 공개했다. LED 가로등 교체 수요는 130억대만달러(4억500만달러) 이상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 정부의 방침에 맞춰 대만 LED 업계들도 대규모 투자를 준비하고 있다. 실제로 이들 대만 LED 업체는 LED칩 공급과 제조에 필수장비인 MOVCD를 앞다퉈 늘리고 있다. 주요 대만 6개 업체가 보유한 MOVCD의 경우 지난 2007년 262개에서 2009년에는 330개로 늘어났다. 투자와 맞물려 대만 LED 업계의 몸집 키우기도 본격화되고 있다. LED 업체 간의 전략적 제휴 등이 활발히 일어나면서 대형 업체의 탄생도 예고되고 있다. 이에 따라 대만 LED 시장은 향후 5년 이내에 덩치를 키운 대만의 메이저 LED 업체들이 시장을 장악할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국내에서는 삼성LEDㆍLG이노텍 등 대기업과 서울반도체 등 중견기업에서 LED 산업을 주도하고 있다. 우리 정부도 LED 산업을 신사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대규모 국책 연구개발(R&D) 추진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대만의 공격적 행보는 국내 LED 업계에 적잖은 위험요인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LED TV 시장을 한국 TV 메이커가 주도하면서 글로벌 LED 시장에서 한국의 위상이 갈수록 높아지는 상황에서 대만의 공격 행보에 한국이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세계 LED 소자 시장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율이 2008년 9.9%에서 올해에는 29%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LED 업계 매출 합계가 2007년에는 세계 5위 수준이었으나 2009년에는 일본과 대만에 이어 3위로 올라섰다. 산업연구원의 한 관계자는 "대만 LED 업계의 행보는 우리 기업에 도전을 안겨다 줄 것"이라며 "결국 LED 시장을 주도하려는 한국과 LED 시장에서 우위를 놓치지 않겠다는 대만과의 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반도체와 LCD 등에서 나왔던 한국과 대만 간 치킨게임이 LED에서 재연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한편 대만의 난야ㆍ프로모스 등 D램 반도체 업체들은 최근 몇 년간 지속된 치킨게임에서 한국의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반도체에 밀렸다. AUOㆍCMO 등 대만 LCD 업계 역시 치킨게임을 거치면서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에 기술이나 규모 면에서 뒤떨어진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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