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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9월 4일] 상생의 작은 불씨 'SSM 토론회'

기업형 슈퍼마켓(SSM)의 골목 상권 진출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는 대형유통업체와 중소상인들 간 상생해법을 찾고자 지난 1일 오후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토론회는 내내 긴장감이 넘쳤다. 한국유통학회 주최로 열린 이날 행사에는 영세 자영업자들의 모임인 전국상인연합회와 슈퍼마켓협동조합, 대형유통업체를 대표하는 체인스토어협회를 비롯해 지식경제부, 중소기업청, 소비자단체, 학계 교수 등 관련 단체장과 전문가들이 대거 참석해 최근 사태의 심각성을 느끼게 하기에 충분했다. SSM을 둘러싼 갈등을 풀기 위해 이해 당사자들이 공개 석상에 모두 모인 것은 사실상 이번이 처음. 때문에 토론회에 쏠린 관심과 기대감 역시 남다를 수밖에 없었다. 이날 토론회 분위기는 전체적으로 기대와 달리 서로의 극명한 입장 차이만 재확인하는 데 많은 시간이 소요돼 아쉬움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그런 가운데서도 부분적으로 느낄 수 있었던 일부 긍정적 신호는 이번 사태해결에 희망을 걸어보게 하고 있다. 즉 중소상인들은 SSM의 무조건적인 출점 반대가 아닌 지역 상권의 피해를 고려한 선별적인 출점을 요구했고 대형유통업체들은 지역 상인의 우선 입점이나 공동 상권 개발협력 등의 상생협력 방안을 내놓았다. 특히 SSM 등록제 도입이나 대ㆍ중소 유통상생협의체 구성에 대해서는 양측 모두 우호적인 입장을 보였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그동안 자기 목소리밖에 낼 줄 몰랐던 대형유통업체와 중소상인들이 만나 상대방의 얘기를 듣는 자리를 가졌다는 점이다. 아직 양측의 날 선 공방은 여전하지만 상생을 위한 최소한의 접점을 고민해볼 수 있었다는 측면에서는 3시간 넘게 이어진 이날 토론회가 결코 헛된 시간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SSM의 대표적인 상생사례로 손꼽히는 부산 용호시장과 농협 하나로마트 역시 시작은 그리 순탄치 못했지만 수차례에 걸친 대화를 통해 상생을 이끌어낸 사실은 그래서 더욱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날 토론회를 주관한 이정희 한국유통학회장은 “그동안 대형유통업체들이 중소상인들의 불만을 외면해왔던 게 쌓이고 쌓이다 보니 결국 중소상인들의 폭발로 이어졌다”며 “늦었지만 이제라도 진심으로 상대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려는 노력을 한다면 지금의 갈등도 충분히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 이번 토론회가 대기업과 중소상인의 진정한 ‘상생’으로 활활 타오르게 만드는 작지만 강한 희망의 불씨가 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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