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자 제작 콘텐츠(UCC)가 기업이나 정당 등의 홍보용 동영상으로 전락하고 있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상당수 UCC가 방송 프로그램 등 기존 콘텐츠의 단순 재가공에 머물고 있는 가운데 기업 또는 정당의 홍보를 위한 UCC가 갈수록 양산되는 추세다. 특히 올해는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UCC가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됐지만 일반 유권자들은 선거법 위반 우려로 선거 관련 UCC 제작을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선거 관련 UCC는 예비 대선 캠프에서 좌우하는 실정이다. UCC가 짧은 TV광고에서는 보여주지 못하는 내용을 전달해 줄 수 있을 뿐 아니라 스타 모델에 식상한 소비자들에게 신선함을 줄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상당수 기업들이 UCC를 홍보에 활용하고 있다. 매일유업이 ‘바나나는 원래 하얗다’라는 신제품을 출시하면서 UCC 형태의 광고를 선보였다. 이 광고는 ‘백부장의 굴욕’으로 네티즌들에게 널리 알려졌으며 ‘바나나는 원래 하얗다’의 판매량을 크게 늘리는데 기여했다. UCC 형태를 빌린 광고는 일단 제작비가 저렴해 중소기업이나 영세 상인들이 제품을 효과적으로 홍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사용자들의 자발적인 생산과 참여를 모토로 출범한 UCC가 지나칠 정도로 상업화되고 있다는 비난도 나온다. 특히 대선 관련 UCC는 더 큰 문제를 낳는 것으로 지적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일반 유권자가 UCC를 활용해 지지나 비판 의사를 펼치는 것을 제한하고 있다. 반면 유력 대선 주자들은 이미 전문 UCC 사이트나 자신들의 홈페이지를 통해 UCC 형식의 홍보물을 올리고 있다. 지지자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제작됐다는 점을 강조하지만 사실상 유세용 영상 홍보물이라는 비난이 끊이지 않는다. UCC 업계의 한 관계자는 “UCC를 일방적인 홍보 수단으로 활용하기 보다는 본래 의미를 살려 사용자나 유권자들과 직접 소통할 수 있는 창구로 활용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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