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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력파 탐지 성공… 빛 대신 파동으로 우주 분석 새 길 열다

아인슈타인이 100년 전 말했던 '중력파' 탐지 성공

라이고 과학협력단 발표

두 블랙홀 충돌해 하나 될 때 시공간 뒤틀리며 발생한 파동

작년 9월 직접 측정 방식 검출… 한국 과학자 14명도 연구 참여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이 약 100년 전에 주장한 중력파의 실체를 과학자들이 최초로 규명했다. 이번 발견은 천체물리학을 이해하는 또 다른 지평을 열 것으로 기대돼 세계 과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받고 있다.

고급레이저간섭계중력파관측소(LIGO·라이고) 과학협력단(LSC)은 1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외신기자클럽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공간과 시간을 일그러뜨리는 것으로 알려진 중력파의 존재를 직접측정 방식으로 지난해 9월 검출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1974년 미국 메사추세츠공대(MIT)의 러셀 헐스, 조지프 테일러 박사팀이 중력파의 간접증거를 발견한 적은 있었지만 직접 검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력파란 질량을 지닌 물체가 가속운동을 할 때 생기는 중력장(시공간)의 출렁임이 물결처럼 전파되는 파동이다. 아인슈타인은 1915년 발표한 일반상대성 이론에서 우주를 포함한 시공간(spacetime)이 마치 천처럼 조직돼 있다고 봤다. 그 위에 질량 있는 물체가 있다면 중력이 발생하고 이 때문에 시공간이 뒤틀린다는 것이다. 이번에 발견된 중력파는 시공간이 뒤틀리며 낸 파동이라고 보면 된다.

1세기 전 아인슈타인의 가설을 증명한 현대 과학기술은 '레이저 간섭현상'이다. 이번 검출에 쓰인 라이고는 길이가 무려 4㎞에 달하는 세계 최장 규모의 레이저 간섭계로 앞선 1세대 라이고보다 민감도가 10배 더 뛰어난 2세대 '어드밴스드 라이고'다. 어드밴스드 라이고의 감도는 중성자별 충돌의 경우 약 10억광년, 블랙홀 충돌이라면 약 30억광년 거리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검출하는 수준이다. 미국 루이지애나주 리빙스턴과 워싱턴주 핸퍼드, 이탈리아 마체라타 세 곳에 위치한 라이고가 동일한 시각(국제표준시 2015년 9월14일 오전5시51분)에 '쌍성계'를 이루고 있던 두 블랙홀이 충돌해 하나가 될 때 발생하는 중력파를 검출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성과는 천체를 보는 새 지평을 열었다는 데 의미가 크다. 천문학자들은 전통적으로 빛을 관측하며 천체를 연구해왔는데 앞으로는 중력파라는 개념을 통해 블랙홀이나 초신성, 우주 빅뱅 같은 우주현상을 분석할 수 있게 된다. 한국중력파연구협력단을 이끌고 LSC 연구에 참여한 이형목 단장(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은 12일 서울 중구 이비스앰배서더명동호텔에서 열린 국내 기자회견에서 "'중력파 천문학'이라는 새 학문이 앞으로 시작될 것"이라며 "빅뱅 당시의 초기 우주와 현재 우주의 중간과정을 파악할 수도 있고 블랙홀에서 벌어지는 현상도 (중력파 분석으로) 알아낼 수 있다"고 소개했다.

이번 성과는 미국과 영국·독일 등 13개 국가 과학자 1,000명이 소속된 LSC와 유럽의 버고(VIRGO) 협력단이 공동으로 일궈낸 쾌거다. LSC에 참여하고 있는 한국중력파연구협력단에는 서울대를 비롯해 한양대·부산대·인제대·연세대 등 5개 대학교와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국가수리과학연구소(NIMS) 등 2개 정부출연연구기관 소속 과학자 14명이 포함돼 있다. 이 단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2011년부터 연구에 참여해 깊이 관여했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크게 보면 중력파 데이터 분석과 중력파원의 모델링을 담당했다"며 "KISTI의 글로벌대용량데이터허브(GSDC)에 라이고의 관측 데이터가 모두 저장돼 있다"고 말했다. /조양준기자 mryesandn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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