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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에피스가 송도에 본사와 연구개발(R&D)센터를 새로 짓는다. 오는 2020년 이후 삼성그룹이 바이오산업을 본격화하는 것을 대비해 중장기적인 성장의 밑거름을 만들어 놓겠다는 뜻이다.
21일 삼성에 따르면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 건물 신축을 위한 교통영향평가를 끝내고 이번 주 중 경관위원회의 심의를 받는다. 공식적으로 신축을 위한 단계를 밟기 시작한 셈이다.
현재 바이오에피스는 계열사인 바이오로직스 땅을 빌려 쓰고 있다. 지금의 위치 인근에 새로 본사와 R&D 센터를 짓겠다는 게 바이오에피스의 생각이다. 앞서 바이오에피스는 송도에 땅 4만2,999㎡가량을 277억원에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오에피스가 본사와 R&D센터 신축을 추진하는 것은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고 향후 성장세를 감안해 보다 넓은 공간과 체계적인 연구시설을 확보하겠다는 의도다. 삼성의 고위관계자는 "현재 직원이 500여명인데 2020년 이후를 내다보고 준비하겠다는 것"이라며 "지금도 공간이 부족해 일부는 수원에서 근무하고 있어 불편함이 많고 업무 효율이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다만 실제 착공 시점은 올해 이후로 다소 늦어질 수 있다. 삼성의 고위관계자는 "필요성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돈을 많이 못 벌고 있는 상황에서 적지 않은 돈이 들어가는 탓에 구체적인 시기는 좀 더 논의해보자는 것이 내부 의견"이라고 전했다.
바이오에피스가 따로 독립해 별도의 본사와 R&D 센터를 세우면 삼성그룹의 바이오산업은 만개를 위한 준비가 되는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평가다. 바이오에피스의 경우 적정 시점을 조율하고 있지만 미국 나스닥 상장을 준비하고 있고, 류머티즘 관절염 치료제인 복제약 베네팔리의 유럽 내 판매가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다. 바이오로직스는 김태한 사장이 2020년 매출 1조원, 영업이익 4,000억원을 목표로 제시한 상태다. 2020년은 바이오로직스가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 1위에 오르겠다고 공언한 해이기도 하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이 바이오로직스의 청사진을 제시한 데 이어 바이오의약품 개발회사인 에피스도 본사와 R&D 센터를 세우면서 더 키우겠다는 것"이라며 "삼성이 신사업에 강한 의지를 갖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부분"이라고 평가했다. /김영필기자 susopa@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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