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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뤼셀 연쇄 폭탄테러] 회복 안간힘 쓰던 유로존 경제에 찬물… 내수 단기위축 불가피

런던·파리 증시 등 일제히 하락… 항공·여행주↓

컨벤션 행사·관광·호텔예약 등 줄줄이 취소

유로화 변동성 확대… 금융시장도 민감한 반응


유럽연합(EU)의 수도인 벨기에 브뤼셀에서 22일(현지시간) 연쇄폭탄 테러로 대규모 사상자가 발생하면서 부양책을 총동원하며 회복에 안간힘을 써온 유로존 경제는 또 한번 타격을 입게 됐다. 지난해 11월 130여명이 사망한 파리 테러에 이어 일반 시민이 이용하는 공항과 지하철역이 테러 대상이 되면서 당장 항공과 여행 관련 유럽 기업들의 주가가 급락했다. 유럽 경제의 한 축인 소비지출 등 내수도 단기 위축이 불가피해 유로화는 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금융센터와 현지 외신 등에 따르면 브뤼셀에서 발생한 연쇄 테러가 경제 회복을 위해 각종 부양책을 쓰고 있는 유럽 경제에 찬물을 끼얹을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국제금융시장은 지난해 11월13일 파리에서 발생한 대규모 테러에 이은 브뤼셀 테러 사태가 신흥국 경기 둔화와 저유가 등 대외 수요 둔화로 어려운 유럽 경제에 내수 위축까지 가중시킬 수 있다고 내다봤다. 특히 파리 테러의 트라우마에서 벗어나 조금씩 회복세를 보인 유로존 소비심리가 브뤼셀 테러로 급속히 냉각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로존은 지난해 4·4분기 정부 지출과 기업 투자가 증가하면서 소비도 소폭(0.2%)이나마 증가해 내수 성장률이 2%대로 올라선 바 있다. 하지만 유로존 전체 성장세는 여전히 미약해 유럽중앙은행(ECB)이 올해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예측치를 지난 10일 1.7%에서 1.4%로 낮춘 바 있다. ECB는 소비 둔화로 올해 물가상승률이 0.1%에 그치며 디플레이션 공포가 다시 엄습하자 기준금리까지 0.05%에서 0.00%로 인하하며 사상 첫 제로금리를 실시하기도 했다.

유럽의 경제가 이처럼 축소 지향적으로 빠져들고 있는 상황에서 유럽 전역에서 언제든 대규모 테러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경각심은 향후 소비와 투자 등 정상적 경제 활동들조차 크게 위축시킬 것으로 경제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유로존에서 교통과 관광, 외식 및 쇼핑, 스포츠 행사 등의 지출이 전체 소비에서 60% 내외를 차지하고 있는데 동시다발적 테러 발생은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실제 브뤼셀에서 연쇄테러가 발생한 직후 공항이 폐쇄되고 고속철도인 유로스타가 멈춰서자 현지 항공사와 여행 관련 기업의 주가는 일제히 하락했다. 유럽 증시 개장과 동시에 영국 저가항공사인 이지젯 주가는 4.7% 급락했고 라이언에어와 IAG의 주가도 각각 3.4%, 3.3% 빠졌다. 에어프랑스-KLM 항공과 루프트한자의 주가도 2% 이상 내렸다. 여행 업체 토머스쿡의 주가는 4.9%, 인터콘티넨털호텔의 주가는 2.7% 하락했다. 범유럽지수인 스톡스(Stoxx)600지수에서 여행 관련주는 2.31% 떨어져 19개 산업 가운데 가장 큰 폭으로 흔들렸다. 유럽 중심부인 브뤼셀 공항의 폐쇄는 파리·런던·암스테르담·로마 공항 등에도 도미노처럼 혼란을 야기하면서 출장과 컨벤션 행사 및 관광 등이 대거 취소·연기됐으며 호텔 예약도 줄줄이 철회됐다.

테러 직후 런던과 파리·프랑크푸르트 증시도 모두 약세를 보이며 금융시장도 민감하게 반응했다. 국제금융센터는 중동과 아시아 등 신흥국에 집중되던 테러가 유럽을 중심으로 급속히 확산되는 양상이어서 유로화와 유럽 증시의 변동성이 커지며 당분간 시장이 요동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국제금융센터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유럽 내 테러가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었지만 지난해 파리 테러 이후 또다시 유럽에서 테러가 발생하면 경제적 파장이 매우 커질 수 있다는 분석과 주장이 다양하게 제기된 바 있다"고 전했다. /손철기자 runiro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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