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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객 얼어붙게하는 푸른색의 변주

[풍경으로 보는 인상주의 지상갤러리] 블라맹크 ‘샤투의 다리’

모리스 드 블라맹크 ‘샤투의 다리’ 1908년, 캔버스에 유화, 46.4×55.3㎝ /사진제공=한국i문화사업단




무엇을 그렸는지 따져보기도 전에 그 앞에 얼어붙어 떠나지 못하게 만드는 그림이다. 자유롭고 과감한 색감으로 ‘야수파’의 주요 작가로 꼽히는 화가 모리스 드 블라맹크는 파리에서 가까운 이곳 샤투에 아틀리에를 빌려 작업하고 있었다. 샤투는 부유한 사업가들이 전원생활을 즐기고자 대규모 고급주택단지를 조성했던 곳으로 유명하다. 그러나 화가는 아름다운 별장의 세부에는 눈길도 주지 않은 채 다채로운 푸른색의 변주로 마을을 뒤덮어 버렸다. 화면 가운데 다리를 중심으로 앞쪽의 물빛도 푸른색이요, 뒤쪽의 산과 언덕 또한 푸르다. 동네에서 가장 소박한 집들이 아닐까 싶은, 오른쪽 가장자리의 작은 집과 교각·나뭇가지 정도만 다른 색으로 표현됐다. 이 그림을 그리기 전 1901년에 열린 전시에서 반 고흐의 작품을 보고 큰 감동을 받은 블라맹크는 “가히 혁신적이라 할 수 있는 열정 외에도 자연을 해석하는 데 있어 거의 종교에 가까운 감정, 나는 그의 작품들 속에서 내가 추구해야 할 고유한 목표를 다시 발견할 수 있었다. 나는 이날 반 고흐를 아버지보다 훨씬 더 사랑하게 됐다”고 고백했다. 또한 이 그림에서는 블라맹크가 세잔의 영향을 받아 시도한 청색, 녹색, 황토색을 중심으로 한 채색방식이 노골적으로 드러난다. 즉 반 고흐의 혁신적이라 할 수 있는 열정과 세잔의 탁월한 분석력을 받아들여 오롯한 블라맹크 만의 역동적 화법으로 이뤄낸 걸작이라 할 수 있다. 거장의 풍경화를 엄선해 인상주의 미술을 총체적으로 들여다본 이번 전시의 마지막 작품으로 이 그림이 걸렸다.

/조상인기자 ccsi@sed.co.kr



※‘풍경으로 보는 인상주의’ 전은 오는 4월3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서 열립니다. 1588-2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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