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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의 물결 새로운 패러다임] 주력산업 쇠퇴 대한민국 미래 고부가가치 바이오에 달렸다

1부.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오는 것 <5>바이오가 이끄는 세상

고령화·생산인구 감소로 질병 퇴치·생명 연장 이끄는 바이오 시장 규모 급팽창

삼성·SK·LG 등 바이오 투자 강화…세제 지원 통해 글로벌 경쟁력 뒷받침해야

박진수 LG화학 부회장은 이달 초 충북 오창공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중장기 미래 비전으로 에너지와 물 그리고 바이오를 꼽았다. LG화학은 자동차 배터리(에너지)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자랑하고 수처리 RO필터사업(물)도 본궤도에 올랐지만 바이오는 아직 구체화하지 않은 상태다. 박 부회장은 “기술개발과 인수합병(M&A)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바이오 산업을) 들여다보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상당한 규모로 키워나갈 것”이라고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28일 산업계에 따르면 삼성과 SK·LG 등 국내 주요 그룹들은 바이오를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적극적인 육성책을 펴고 있다. 글로벌 화학기업 듀폰이나 일본 후지필름 등 해외 주요 기업들이 앞서 성과를 내는 가운데 바이오는 저성장 기조가 고착화고 있는 세계 경제에서 확실한 신성장동력으로 자리 잡았다.

바이오는 크게 레드·그린·화이트 등 3개 분야로 구분된다. 레드는 생명공학을 의학·약학 분야에 접목한 것으로 질병 예방과 진단·치료와 관련된 신약 개발, 진단시약, 줄기세포 등이 포함된다. 그린은 농수산업과 연결해 기능성 소재와 식물 종자·첨가물 등 고부가가치 제품을 만드는 것을 말한다. 화이트는 산업 생산공정에 생명공학이 응용된 개념으로 석유나 석탄 같은 화석연료가 아닌 옥수수·콩·사탕수수·목재류 등 재생 가능한 식물자원에서 화학제품이나 바이오연료 등을 생산하는 기술이다.

바이오산업은 고령화와 생산인구 감소에 따라 가파른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질병치료와 수명연장의 꿈을 바이오 산업이 실현해줄 것이기 때문이다.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인 데이터모니터는 세계 바이오시장 규모는 지난 2013년 2,620억달러에서 오는 2020년 6,296억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바이오는 저출산·고령화로 점차 노동력 부족을 겪을 우리나라에도 새로운 기회를 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기존 주력산업이었던 철강과 조선·화학 등 제조업의 주도권을 중국에 빼앗기는 상황에서 고부가가치 분야로의 산업 구조개편을 이끌 분야로 바이오가 급부상한 상태다.

국내에서는 삼성과 SK가 신약개발이나 바이오시밀러(복제약)을 통해 레드바이오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으며 LG는 LG생명과학과 LG화학을 내세워 레드·그린바이오를 동시 공략하는 모양새다. 화이트 바이오 분야는 SK E&S나 GS칼텍스 같은 에너지 업체들이 주목하고 있다.

2010년 바이오헬스 사업을 신수종사업으로 선정하고 집중 육성하고 있는 삼성은 바이오 의약품 생산·개발에 투자를 늘리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단일 공장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인 18만ℓ 규모의 제3공장을 인천 송도에 짓고 있으며 이 공장이 2018년 생산을 시작하면 기존 1·2공장과 합쳐 생산능력이 36만ℓ로 늘어나 단숨에 세계 1위로 올라서게 된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달 첫 바이오시밀러인 류머티즘관절염 치료제 ‘베네팔리’를 영국에서 판매하기 시작했고 관절염 치료제 ‘렌플렉시스’도 유럽에서 허가를 진행하는 사업 진출 4년 만에 본격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SK그룹은 에너지와 반도체·정보기술(IT)에 이어 바이오를 새로운 주력 사업군으로 삼아 투자를 늘리고 있다. SK바이오팜은 최근 뇌전증(간질) 치료제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뛰어난 약효를 인정받아 임상 3상에서는 약효시험을 건너뛰고 안전성 시험만 진행하는 전례 없는 기술력을 선보였다. 특히 뇌전증 치료제는 기존 약들과 달리 SK가 직접 마케팅까지 진행할 계획이어서 시판할 경우 높은 수익성이 기대된다.



LG그룹은 LG생명과학과 LG화학을 통한 바이오 사업 육성에 한창이다. LG화학은 18일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업목적에 종묘생산과 종균배양, 유전공학제재 제조·유통, 의약품 등을 추가하며 바이오 사업 강화 의지를 내비쳤다. LG생명과학은 자체개발한 국내 첫 당뇨병 치료 신약 ‘제미글로’를 이달부터 중미와 인도에서 출시하는 등 세계 시장 확대에 나섰다.

바이오 산업 주도권을 놓고 국내외 글로벌 기업들이 각축전을 벌이는 가운데 국내 기업들은 정부의 지원과 규제완화가 필요하다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바이오시밀러의 경우 임상 부문 세액공제와 법인세 인하는 업계의 오랜 숙원이다. 현재 바이오 의약품 연구개발(R&D) 비용은 세액공제 20%가 적용되지만 기초연구개발에만 한정됐고 많은 돈이 들어가는 임상 부문은 빠져 있다. 법인세율의 경우 싱가포르가 17%, 아일랜드가 12%를 적용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24.2%나 된다.

전문가들은 바이오 산업에 대한 종합적인 전략이 부족하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R&D사업 간 유사중복 △R&D사업화·창업 지원 부족 △복잡하고 까다로운 기술규제 등을 꼽았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많이 늦었지만 이제라도 바이오 산업 육성의 토대를 제대로 만들어야 한다”며 “우리가 강점을 지닌 빅데이터나 정보통신기술(ICT)을 바이오와 융합하고 보건의료 인력과 소프트웨어 인프라 등의 경쟁력을 갖출 때 바이오 제품의 상품화 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임진혁기자 liberal@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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