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야심 차게 선보인 전략 스마트폰 ‘G5’가 출시 초기 예상을 뛰어넘는 흥행몰이에 성공하면서 LG전자는 물론 관련 부품주들에 대한 관심이 또다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특히 G5의 흥행에 힘입어 그동안 계속된 적자로 미운 오리 신세를 면치 못했던 휴대폰사업부가 올 2·4분기 흑자전환을 이룰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는 분위기다. 증권가에서는 스마트폰에 이어 기존 주력사업이던 TV와 가전의 판매 호조까지 더해질 경우 2009년 이후 최대 실적 달성도 가능할 것이라며 낙관적인 주가 전망을 내놓고 있다. LG전자는 분기 잠정실적을 이르면 11일 장 종료 후 공시할 계획이다.
10일 이동통신업계 등에 따르면 G5는 국내 출시 첫날인 지난달 31일 1만 5,000대 넘게 판매되는 것을 시작으로 하루 평균 1만대 수준의 판매량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는 직전 모델인 G4의 출시 초기 일 평균 판매량(4,000~5,000대)의 두 배가 넘는 규모다. 증권가에서는 이 같은 추세라면 전작인 G4(550만대)는 물론 LG전자의 역대 최대 스마트폰 판매를 기록한 G3(1,000만대)를 뛰어넘는 1,200만대 판매 달성도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G5가 판매 초기부터 예상을 넘어서는 인기 행진을 이어가면서 LG전자의 주가 반등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LG전자는 지난 2월 22일 스페인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G5를 처음 공개한 직후 찬사를 받으며 지난달 2일에는 장중 6만6,1000원까지 치솟아 52주 신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하지만 단기 급등에 대한 부담감으로 최근 조정을 받던 주가는 실제 판매량을 통해 G5의 인기가 재확인되면서 다시 뛰어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소현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G5의 첫날 판매량이 전작인 G4의 3배가 넘는 1만 5,000대로 보도되고 있지만 초기 생산 문제로 공급이 원활하지 못한 점을 고려하면 소비자 반응은 판매량보다 훨씬 좋았을 것”이라며 “최근 G5 판매 우려로 주가가 한 달 간 약세 국면에 있었지만 G5의 초반 흥행 성공으로 주가 반등이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그는 LG전자의 목표주가를 종전대로 8만 5,000원으로 유지했지만 이는 휴대폰 사업 가치를 반영하지 않은 수치로, G5의 판매 호조에 따른 추가 상향 조정의 가능성을 열어놨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단말기 유통법이 시행된 이후 하루 평균 휴대폰 판매량이 6만대 수준에 머물러있는 점을 반영하면 G5의 초기 인기와 판매량은 매우 고무적인 수준”이라고 말했다.
LG전자의 실적 전망치도 최근 가파르게 상향 조정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예측한 LG전자의 올 1·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지난 1월만 해도 3,391억원에 불과했지만 2월(3,616억원)과 3월(3,722억원)에 이어 이달 현재 4,122억원으로 치솟았다. 대신증권의 경우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50% 넘게 증가한 4,610억원까지 내다보고 있다.
특히 G5 효과가 본격 반영되는 올 2·4분기부터는 그동안 적자를 면치 못하던 MC사업본부(휴대폰사업 담당)도 흑자로 돌아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한국과 북미시장을 중심으로 G5 점유율이 증가하면서 2·4분기에는 MC 사업부문의 흑자전환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에 힘입어 LG전자의 올해 전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60% 가까이 늘어난 1조9,000억원으로 지난 2009년(2조6,800억원) 이후 최대 실적 달성 가능성까지도 점쳐지고 있다.
G5의 뜨거운 인기는 부품주들의 수혜 기대감으로 이어지고 있다. 스마트폰용 커버글라스 제조기업 육일씨엔에쓰는 G5가 첫 공개된 지난 2월 22일 이후 이날까지 주가가 20% 넘게 올랐으며 슈피겐코리아(20.13%)와 LG디스플레이(19.13%), 실리콘웍스(11.42%), 블루콤(10.38%) 등 관련 부품업체들도 같은 기간 두자릿수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김현상기자 kim0123@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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