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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조정 바람...채권투자도 방망이 짧아졌다

올 자금 유입 상위펀드 중

만기 1년이하가 절반 넘어

우량 회사채도 장기물 대신

3년이하 단기물량만 소화





경기 상황이 불투명한데다 한계기업 구조조정 바람이 거세게 불면서 채권 관련 자금의 단기 부동화 경향이 심화하고 있다. 올 들어 자금 유입 상위 펀드의 절반 이상이 잔존 만기 1년 이하 단기채권펀드일 정도로 단기 투자처의 쏠림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회사채 발행 시장에서는 우량기업 채권조차 3년 이하 단기물이 아니면 전량 소화되지 못한 채 미매각되고 있다.

펀드평가사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올 들어 20일까지 국내 단기채권펀드에 유입된 자금은 9,008억원(단기 국공채펀드 및 단기일반채권펀드 합산)으로 전체 채권형펀드 설정액 증가분 2조2,258억원의 40.4%에 달했다. 이 기간 중 국내 주식형펀드 설정액이 3,929억원 감소한 것을 감안하면 안정형 투자처인 채권형펀드의 단기 자금 쏠림 현상은 더욱 도드라진다.

이러한 자금 쏠림은 최근 3개월간 운용설정액이 증가한 국내 펀드 상위 10개 중 4개가 단기채권펀드라는 점에서 단적으로 드러난다. ‘한화단기국공채’의 경우 이 기간 3,776억원의 자금을 모았다.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하면 증가폭이 가장 크다. 이 외에도 ‘삼성코리아단기채권[자]1’ 펀드(2,736억원), ‘키움단기국공채[자]1’ 펀드(1,927억원), ‘삼성 KODEX단기채권PLUS증권ETF’ 펀드(1,693억원) 등의 자금유입이 두드러졌다.

이 같은 저금리 장기화 속에 갈 곳 없는 자금의 단기 부동화 경향을 반영한다는 평가다. 채권형펀드의 수익률은 상대적으로 낮지만 안정성은 높기 때문에 적절한 투자처를 찾을 때까지 단기채권펀드 등의 상품에 넣어두는 것이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사라지지 않으면서 채권시장이 단기물을 중심으로 강세를 보이는 것도 단기채권펀드로의 자금 유입에 일조하고 있다. 김홍중 한화자산운용 팀장은 “국고채 10년물 금리가 1%대로 극히 낮은 수준을 보임에 따른 부담감이 있어서 상대적으로 단기채권 쪽으로도 자금이 몰린다”고 해석했다.



회사채 발행시장에서도 단기물만 찾는 경향이 점점 심해지고 있다. 투자자들이 채권 보유 기간이 길어짐에 따른 리스크를 최소화하려는 목적으로 이 때문에 AA급 우량 회사채에서도 장기물이 시장에서 주인을 찾지 못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지난 11일 회사채를 발행한 신용등급 ‘AA-’인 카카오의 경우 3·5년물로 나눠 실시한 수요예측 결과 1,300억원을 모집한 3년물에는 2,500억원의 자금이 유입된 반면 700억원 규모의 5년물에서는 100억원가량 미매각됐다. 임정민 NH투자증권 크레딧팀장은 “중장기적인 사업예측이 어려운 정보기술(IT) 기업의 특성이 5년물 이상 중기물 투자에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같은 날 회사채를 발행한 현대위아(신용등급 ‘AA’) 역시 1일 실시한 300억원 규모의 7년물 수요예측에서 200억원을 모으는 데 그쳤다.

시장에서는 이러한 자금 흐름이 총선 등으로 잠시 미뤄졌던 한계기업 구조조정 등 이슈들이 언제든 불거질 수 있어서 불확실성을 줄이려는 목적 아래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한국은행 등 국내외 기관들이 올해 국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수정할 정도로 경기전망도 긍정적이지 못하다. 다만 S-OIL(AA+)이 7일 5·7·10년물의 장기물로 회사채를 발행했음에도 불구하고 저유가에 따른 실적개선 전망 속에 만기별로 각각 2.5대1 이상의 높은 수요예측 경쟁률을 나타내 펀더멘털이 좋은 우량채에 대한 수요는 장기물에도 유효할 것으로 보인다.

/박준호기자 violato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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