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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2%'의 사나이들…레스터시티 132년만에 EPL 우승

숫자로 정리한 열등생의 기적

0416A34 레스터시티




‘열등생’ 레스터 시티의 기적이 전 세계인의 가슴에 불꽃을 일으켰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도 트위터를 통해 “레스터 구단에 무한한 축하를 보낸다. 불세출의 사건이지만 우승 자격을 갖춘 팀에 타이틀이 돌아간 것”이라고 밝혔다.

레스터는 3일(한국시간) 2015-2016시즌 잉글랜드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우승을 확정했다. 창단 132년 만의 첫 EPL 우승. 2위 토트넘이 손흥민의 리그 3호 골에도 첼시와 2대2로 비기면서 레스터는 2경기를 남기고 타이틀을 따냈다. 레스터는 22승11무3패(승점 77), 토트넘은 19승13무4패(승점 70)다.

레스터는 주전 11명의 몸값 총액이 부자 구단 선수 한 명의 몸값에도 못 미치는 작은 구단이다. 지난 1995년 EPL에서 강등된 후 지난 시즌 재진입까지 10년이 걸렸다. 그러나 이 팀 저 팀 떠돌던 별 볼 일 없던 선수들은 역시 실패가 더 많았던 감독과 스포츠사에 다시 없을 ‘사고’를 쳤다.

레스터의 축구는 끈끈하다. 22승 중 15번이 한 골 차 승리다. 모두의 예상대로 잔뜩 웅크렸다가 예상을 뒤엎는 역습으로 빅클럽들의 허를 찔렀다. 레퓨컴에 따르면 TV 중계권 수익 배당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본선 진출에 따른 수익 등으로 레스터는 1억5,000만파운드(약 2,500억원)의 돈방석에 앉게 된다. 레스터의 짜릿한 성공신화를 숫자로 정리했다.

◇2=EPL 승격 후 우승까지 단 2년이면 충분했다. 2013-2014시즌까지 2부리그를 전전하던 레스터는 EPL에 진입한 지난 시즌 14위로 잔류에 성공하더니 두 시즌 만에 우승까지 내달렸다.

◇8=레스터는 최소 실점 전체 3위를 기록 중인데 골키퍼 카스페르 슈마이헬의 역할이 컸다. 슈마이헬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역대 최고 골키퍼로 기억되는 페테르 슈마이헬의 아들. 하지만 카스페르는 2011년 레스터에 정착하기까지 8개 팀을 떠돌아야 했다. 지금은 FC바르셀로나 이적설이 나올 정도로 주가가 폭등했다.

◇10=레스터 베스트11의 몸값 총액은 2,200만파운드(약 366억원)다. 맨체스터 시티와 10배 차이다. 지난해 손흥민의 이적료가 2,200만파운드였다.



◇15=65세의 이탈리아 출신 클라우디오 라니에리 감독은 올 시즌 레스터에 오기 전 5개국 15개 팀을 거쳤다. 해고는 그의 일상이었다. 올해는 감독 데뷔 30주년이 되는 해. 30년간 1부리그 우승은 한 번도 없던 그는 세계 최고 인기 리그 우승이라는 기념비를 세웠다. 그는 무실점 경기에는 선수들에게 피자를 돌렸고 개개인의 그라운드 안팎 사정을 꿰뚫고는 감정을 어루만졌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라니에리는 우승 보너스로 최소 500만파운드(약 83억원)를 받는다. 연봉(150만파운드)의 3배 이상이다.

◇30=영국축구기자협회 선정 올해의 선수상을 받은 공격수 제이미 바디는 잘 알려졌듯 9년 전만 해도 8부리그 소속이었다. 오전에는 공장노동자로 일하고 오후에는 축구를 했다. 괴롭힘을 당하는 청각장애인 친구를 구하려 주먹을 썼다가 6개월간 전자발찌를 차기도 했다. 이 일로 오후6시 이후 통행금지 처분까지 받아 원정경기는 1시간만 뛴 뒤 돌아와야 했다. 스무 살이던 당시 바디의 주급은 30파운드(약 5만원)였다. 지금은 1주일에 1억4,000만원을 받는다.

◇169=미드필드를 지배한 은골로 캉테의 키는 169㎝다. 170㎝인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보다 작다. 작지만 단단하고 빠르다. 지난해 프랑스리그 중하위권팀 SM캉을 떠나왔는데 이제는 프랑스 최고 명문 파리 생제르맹이 캉테 영입전에 뛰어들었다. 부모가 아프리카 말리 출신인 캉테는 프랑스 대표팀 소속이다.

◇540=레스터 구단 페이스북 팔로어는 지난 시즌 대비 540%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다국적군의 힘이다. 레스터 선수단 구성은 유럽 각국은 물론 아시아·아프리카·남미까지 ‘글로벌’하다. 공격수 리야드 마흐레즈의 나라 알제리가 팔로어의 17%를 차지한다. 구단주의 나라 태국과 라니에리 감독의 고향 이탈리아에서도 레스터의 인기는 크게 늘었다. 레스터 경기 TV 시청자 수는 전 세계적으로 23% 증가했다.

◇40만=레스터는 마흐레즈를 2014년 프랑스 2부리그 르아브르에서 40만파운드(약 6억6,000만원)에 데려왔다. 헐값에 영입했으나 최근 잉글랜드프로축구선수협회(PFA) 올해의 선수로 뽑혔다. 17골 11도움으로 바디(22골 6도움)와 나란히 공격 포인트 28개를 몰아쳤다.

◇3,900만=구단주도 대박을 쳤다. 태국 최대 면세점 킹파워그룹의 위차이 시왓하나쁘라파(태국) 회장은 2010년 3,900만파운드(약 630억원)에 레스터를 샀다. 올 시즌 레스터의 우승 수익은 당시 인수액의 4배에 이른다.

/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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