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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대기업 기준 논의 더 이상 미적거릴 일 아니다

정재찬 공정거래위원장이 12일 세종포럼 강연에서 “기획재정부 등 관계부처와 대기업집단 지정 기준 개선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하고 있다”며 “기준금액 변경 등을 심도 있게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4월 초 공정위가 카카오·셀트리온 등을 새로 대기업집단으로 지정한 후 지정 기준이 시대에 맞지 않는다는 비판이 쏟아진 데 따른 것이다. 대기업집단에 편입되면 적용되는 규제가 대폭 늘어나 가능하면 편입을 피하려 하는 게 우리 기업들의 현실이다. 지난달 26일 박근혜 대통령이 언론사 편집·보도국장 간담회에서 “대기업집단 지정 기준을 시대에 맞게 바꿔야 한다”고 지적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일부에서는 아직까지 기준을 상향할 경우 대기업이 중견기업으로 회귀해 별도의 혜택을 누리는 등 악용할 가능성이 있다며 반대하는 의견도 있기는 하다. 하지만 우리만 몸에 맞지 않는 규제를 붙잡고 있는 것은 대규모 자본을 투입해 대형화·전문화의 길로 가는 글로벌 추세에도 어긋나는 만큼 이번 기회에 제도 전반을 근본적으로 개선하는 게 바람직하다. 현재로서는 시행령 개정을 통해 자산 기준 상향 조정 방향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공정위 내부에서는 자산규모 5조원 기준을 6조∼7조원 정도로 상향 조정하자는 주장이 많이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같이 결정될 경우 시간이 지나면서 몇년 뒤 똑같은 문제에 직면할 가능성이 커 자칫 미봉책에 그칠 우려가 있다.

조선·해운·석유화학·철강 등 과거 우리 경제를 이끌던 주력 분야와 최근 들어 새로 등장하는 정보통신기술(ICT)·바이오 등 신산업 분야를 동등한 선상에 놓고 대기업집단 기준을 적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 바이오 기업은 특성상 연구개발(R&D) 투자 규모가 다른 업종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고 투자 이후 수익 발생까지 걸리는 시간도 상대적으로 길다. 이런 특성을 반영하지 않는다면 국가적 과제인 신산업 육성은 기대하기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정보기술(IT) 기업들도 마찬가지다. 지나친 경제력 집중을 억제하고 투명한 지배구조를 유도하겠다는 것이 대기업집단 지정의 애초 취지라지만 이런 제도가 과연 현시점에서도 여전히 적의한지에 대한 근본적인 숙고가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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