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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 "미세먼지 주범 경유값 올리자"

"휘발유는 내려야" 주장에

기재부선 "검토한 바 없다"

산업부도 "신중해야" 반대

인상 실현될지는 미지수

2515A02 휘발유 경유 가격 및 유류세 현황




환경부가 나날이 심각해지고 있는 미세먼지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하나의 방안으로 경유 가격 인상을 추진한다.

경유 가격만 인상하는 것이 증세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어 어렵다면 휘발유 가격을 내려서라도 경유의 상대가격을 올려야 한다는 게 환경부의 입장이다.

하지만 국가 전체 세수와 에너지 가격 등을 담당하는 기획재정부와 자동차산업 진흥 등을 담당하는 산업통상자원부가 사실상 경유 가격 인상에 반대하고 있어 환경부의 바람대로 경유 가격이 오를 가능성은 그리 높아 보이지 않는다.

환경부는 25일 국무조정실장 주재로 열리는 관계부처 차관회의에서 미세먼지 종합대책의 하나로 경유 가격 인상 방안을 제시할 방침이다.

환경부의 한 고위관계자는 “경유 가격 인상은 현재 환경부가 가진 여러 옵션 가운데 하나”라며 “경유 가격을 올리는 동시에 휘발유 가격을 내리는 것 역시 환경부가 검토하고 있는 하나의 안”이라고 말했다. 환경부는 이들 안이 정부 내에서 받아들여지면 교통·에너지·환경세가 폐지되는 오는 2018년 말께 경유와 휘발유 가격이 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환경부가 경유 가격과 관련한 직접적인 소관부처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경유 가격 인상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은 휘발유에 비해 싼 경유 가격이 미세먼지 사태를 악화시키고 있는 주된 요인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정부는 지난 십수년간 줄곧 경유에 유류세를 낮게 매겨와 경유 가격은 현재도 휘발유 가격의 약 84% 수준이다. 23일 현재 리터당 휘발유 가격은 1,399.86원, 경유 가격은 1,175.31원으로 100대83.9다. 현재 국내 시장의 경유차 쏠림현상에는 낮은 경유 가격 수준이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게 환경부의 판단이다.



기재부·산업부·업계 등의 반대에 가로막혀 경유 가격 인상이 여의치 않을 경우 환경부는 제시할 ‘플랜B’는 휘발유 가격 인하다. 휘발유 가격 인하로 경유와 휘발유 가격 격차가 좁혀지면 경유차량 이용의 가장 큰 인센티브를 없앨 수 있기 때문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휘발유 가격을 내리고 경유 가격을 올리면 지금처럼 많은 사람이 경유차를 탈 것으로 보지 않는다”며 “휘발유차 운전자가 손해를 보는 구조는 바꿀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환경부의 경유 가격 인상안이 실현될지는 미지수다.

정부 내에서 공감대가 이뤄진 사안이 아닌데다 기재부와 산업부가 사실상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재부의 한 관계자는 “경유 가격 인상과 휘발유 가격 인하에 대해서는 전혀 검토한 바 없다”며 “경유의 경우 환경개선부담금을 올리는 방안은 환경부에 전달해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산업부의 한 관계자는 “결국 기름값을 결정하는 권한은 유류세를 매기는 기재부에 있다”며 “기재부가 환경 정책과 산업 정책을 두루 고려해서 결정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석유산업계와 정유업계에서는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사실상 반대의견을 표명했다. 국조실은 미세먼지 종합대책을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상반기 내 발표할 예정이다.

/김정곤·임지훈·박홍용기자 jh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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