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최대 보험사인 취리히보험그룹의 전현직 경영진이 잇따라 자살하면서 이 기업의 근무환경이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30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취리히보험그룹은 이날 마틴 센 전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27일 자살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스위스 경찰도 그의 사망 소식을 확인해줬지만 구체적인 정황은 밝히지 않았다. 2010년 취리히보험그룹 CEO로 취임한 센은 지난해 12월 사임했다.
가디언은 그가 과도한 업무 스트레스 때문에 자살했을 것으로 추측했다. 그가 CEO직을 맡은 2010년부터 2015년까지 취리히보험그룹은 매출감소로 줄곧 어려움을 겪었다. 2011년 매출이 전년 대비 23.1%나 떨어졌으며 이후에도 2012년을 제외하면 연간 매출 증가율이 2.6%를 넘지 못했다. 특히 지난해 2·4분기와 3·4분기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50%나 감소해 전체 직원의 약 15%가 구조조정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회사의 자금난으로 영국 RSA보험사와의 인수합병(M&A)이 무산됐으며 센 전 CEO는 이의 책임을 지고 사임했다.
특히 앞서 2013년에는 이 회사 최고재무책임자(CFO)였던 피에르 워시어가 자택에서 자살한 사건이 발생해 이번 센의 자살 배경이 이 회사의 혹독한 경영환경이라는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당시 워시어는 강압적인 근무환경과 그에 따른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유서를 남겼다. 유서 발견 이후 그의 부인이었던 파비앵 워시어는 “요제프 아커만 취리히보험 회장이 혹독한 경영방식을 고수해 남편을 궁지에 몰아넣었다”고 말했으며 아커만 회장은 그 여파로 사임했다.
/변재현기자 humblenes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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