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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지는 G2 갈등]보호무역에 對北 변수까지...美中 2년만에 또 무역전쟁 터지나

■美, 中 화웨이 대북 수출내역 조사

中 철강·석탄 저가 수출에

보호무역 바람 확대 속

美, 북핵제재 놓고 中압박

中은 성장률 높이기 시급

6~7일 전략대화 앞두고

최악의 경제 충돌 가능성

주요2개국(G2) 간 무역갈등이 심상찮은 조짐을 보이고 있다. 북핵 문제와 남중국해 영유권 갈등으로 미국과 중국 간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정치적 압력에 양국 내 보호무역주의 바람이 기승을 부리고 있는 탓이다.

이 때문에 지난 2014년보다 더 큰 무역전쟁이 발발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2년 전 당시 미국 정부가 중국 기업을 산업 스파이 혐의로 잇따라 기소하자 중국도 자국에 진출한 정보기술(IT)·자동차·소비재 등 미국 기업에 대해 반독점 조사, 과징금 부과, 가격 인하 압력 등 무차별적인 보복조치를 단행한 바 있다.





◇미국, 대북제재로 중국까지 겨냥=미 상무부가 중국 전자·통신제품 제조사인 화웨이에 대해 북한·이란 등 제재국에 금지물품을 수출했는지 조사하기로 한 것은 본격적인 대중 압박의 연장선이다. 북핵 해법, 남중국해 문제 등에 대해 중국의 양보를 이끌어내기 위해 정치·군사·외교 조치는 물론 무역제재 수단까지 동원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셈이다.

화웨이는 스웨덴 에릭손과 함께 최대 통신장비 공급업체인데다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도 삼성전자·애플에 이어 3위를 차지하고 있다. 미국은 또 다른 통신장비업체인 ZTE에 대해서도 이란 등에 미국 기술이 포함된 제품을 수출했다며 제재를 가했다가 미 정부와의 약속을 충실히 이행한다는 단서를 달아 오는 6월 말까지 한시적으로 제재 조치를 풀어준 상태다. 화웨이·ZTE 등 중국의 핵심 IT 기업을 볼모로 잡고 중국을 압박하고 있는 것이다.

미 정부는 1일에도 북한을 ‘주요 자금세탁 우려 대상국’로 지정하며 북한과 거래하는 제3국도 제재할 수 있는 길을 열어놓았다. 이는 사실상 북한의 최대 무역 대상국인 중국을 겨냥한 조치다. 더구나 미국은 이 조치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특사 격인 리수용 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의 회동 직후 발표함으로써 중국에 분명한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대북관계 복원보다는 제재 조치에 더 집중하라는 것이다. 나아가 미국은 중국의 반발에 아랑곳하지 않고 북한과 거래하는 제3국의 개인이나 기업·은행도 제재하는 ‘세컨더리 보이콧(secondary boycott)’ 조항 발동을 검토하는 등 압박 수위를 단계적으로 높여갈 것으로 예상된다.

◇양국 정면충돌 우려 고조=북한 변수는 물론 양국의 정치상황도 무역분쟁을 가속화하는 요인이다. 미국은 올 11월 대선을 앞두고 보호무역주의를 내세운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와 민주당의 버니 샌더스(버몬트) 상원의원의 돌풍이 지속되고 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로서도 정권 재창출을 위해 이를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는 처지다.



미국 정치권과 유권자들은 중국이 철강·석탄 등 부실 국영기업에 막대한 보조금을 주고 저가상품을 수출하는 바람에 자국 산업이 위기에 빠졌다고 비판하고 있다. 4월 페니 프리츠커 미국 상무장관이 “중국이 철강 등의 과잉생산을 해소하지 않는다면 미국 등 다른 나라는 무역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며 극히 이례적으로 협박 조의 성명서를 내놓았을 정도다.

1일에는 미국 최대 철강회사인 US스틸의 제소를 받아들여 중국산 철강제품에 대해 전면 금수 조치를 취할 수 있는지 법률적 검토에 들어간 상태다. 또 중국산 냉연코일에 대해 267%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기도 했다. 더구나 최근 중국 위안화 가치가 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자 미국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중국 정부도 ‘제 코가 석 자’로 미국 측의 압박에 굴복할 수 없는 상황이다. 성장률이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가운데 과잉생산물량을 한꺼번에 줄였다가는 실업자 대량 발생으로 사회불안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시진핑 정부가 권력 안정을 위해 개혁작업을 중단한 채 인프라 확대, 신용 증가를 통한 과거 성장 모델에 의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처럼 양국이 ‘외나무다리’에서 만나면서 6~7일 베이징에서 열리는 미중 전략경제대화도 공개적인 무역충돌의 자리가 될 가능성이 높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과 중국은 환율과 무역정책을 놓고 과거 수년 이래 최악의 경제적 갈등이 발발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뉴욕=최형욱특파원 choihu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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