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 검사장은 그동안 주식 매입 자금에 대해 말바꾸기를 계속해왔다. 그는 3월에는 주식 매입 자금이 본인 돈이라고 해명했다가 4월 공직자윤리위원회 조사 때는 “개인 자금과 장모에게 빌린 돈”이라고 말을 바꿨다. 그러나 공직자윤리위가 진 검사장의 금융거래 내역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넥슨 측에서 매입 자금을 송금받은 사실이 드러나자 실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넥슨이 사고 싶어도 못 사는 비상장 주식을 진 검사장에게 회삿돈까지 빌려주며 매입할 수 있도록 특혜를 준 것이나 다름없다는 얘기가 된다.
넥슨 측은 이에 대해 자금 대여는 진 검사장뿐 아니라 함께 주식을 샀던 김상언 네이버 대표와 박모씨에게도 일괄적으로 이뤄졌으며 단기간에 모두 상환됐다고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김정주 넥슨 창업주(현 지주회사 NXC 회장)와 친분이 두텁던 이들이 주식을 매입할 수 있도록 몇 달씩이나 회삿돈을 빌려준 것은 그 자체로 특혜 시비가 일기에 충분하다. 더구나 넥슨 측은 아무리 단기간이라도 자금을 빌려줄 때 이자도 받지 않았다고 밝혔다. 서울대 동문인 김 창업주의 지시 없이 진 검사장 등과의 이런 거래가 어떻게 가능했겠느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이유다.
넥슨의 주식 매입 자금 대여 사실이 드러나면서 진 검사장이 밝혀온 주식 매입 경위도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는 컨설팅 업체에서 일하던 친구의 주선으로 주식을 매입했다고 밝혔지만 이보다는 넥슨과의 ‘커넥션’ 의혹이 제기된다. 배임 및 뇌물 혐의가 제기되는 것도 그래서다. 검찰은 더 이상 머뭇거리지 말고 한 점 의혹이 없도록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 넥슨도 특혜 제공 여부 등 있는 그대로 밝혀야 함은 물론이다. 그래야만 각종 논란을 잠재우면서 회사 이미지 실추도 막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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