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대우조선해양 부실은 미국의 ‘엔론 사태’와 판박이라며 강도 높은 청문회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하고 나섰다.
김종인 대표는 4일 오전 당 비대위 회의에서 “대우조선해양과 관련해 산업은행에서는 강만수·홍기택 전 회장에 이르기까지 여러 좋지 못한 얘기가 들린다. 개인의 능력보다 권력의 전리품 같은 인사에서 나온 결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지난 2001년 미국에서 발생했던 ‘엔론 사태’를 사례로 언급했다. 김종인 대표는 “옛날에는 상호 견제하는 입장에서 자문과 회계감사, 경영평가를 했는데 이 사람들이 합심해 엔론을 도왔기 때문에 분식회계가 일어난 것”이라며 “최근 대우해양조선의 사태는 이와 유사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엔론 사태의 경우 분식회계 결과에 대해 경영자는 형사상 엄청난 중죄를 처벌 받았고, 자문했던 회계법인도 모두 처벌됐으며 아더앤더슨(당시 분식 묵인한 회계법인)은 해체되는 결과를 초래했다”며 “반면 대우조선은 엄청난 분식회계가 있었음에도 아무도 그런 사실을 반대하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김종인 대표는 “이번 국회에서 산업은행에 대한 청문회를 철저히 해서 산업 전반의 구조조정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설정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이번에 구조조정과 관련해 우리나라 경제의 장래를 위해 한번은 모범적 사례를 보여줘야만 경제의 건전성이 회복될 수 있다”며 “최근 일어난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를 빙자해 구조조정 자체를 지연시키는 우를 범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나윤석기자 nagij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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