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올림픽 8월6일 개막
2016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개막일은 8월 6일. 이번 올림픽에선 206개국 1만여명의 선수가 28개 종목에서 드라마틱한 메달경쟁을 펼치는데, 그 중에서 최고 스타를 꼽으라면 단연 100m의 우사인 볼트일 것이다. 볼트는 올림픽 100m 3연패라는 전인미답의 도전을 성공할 수 있을까? 장담하기 어렵다. 올 시즌 최고기록(9초80)을 가진 미국의 저스틴 개틀린의 기세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1924년 파리올림픽을 배경으로 한 영화 ‘불의 전차’에서는 100m 금메달을 향한 해럴드 에이브라함(벤 크로스)과 에릭 리델(이안 찰슨)의 투혼이 생생하게 그려진다.
#“모두 무너뜨릴거야”
그러나 100m 금메달을 따려는 동기는 두 사람이 딴판이다. 유태인 에이브라함은 금메달 획득을 통해 민족 차별의 부당함을 알리는 것이 목표다. 백인 기독교의 나라 영국에 대해 불만을 가진 그는 “모두 무너뜨릴거야. 하나씩하나씩. 모두 내 꽁무니를 따라오게 만들거야”라고 되뇌이며 투지를 다지고 또 다진다.
반면 선교사인 리델은 종교적 신념이 금메달의 출발점이다. 리델은 “달릴 때면 주님이 기꺼워하시는 걸 느낄 수 있다. 육상에서의 승리는 주님을 찬양하는 것이다”라고 말하면서 100m 금메달을 향한 열의를 불태운다. 그러나 얄궂게도 파리올림픽에서 100m 예선이 일요일로 잡힌다. 선교사로서 주일에 출전을 받아들일 수 없는 리델은 기권하고 만다. 결국 에이브라함과의 100m 맞대결은 무산되고, 우여곡절 끝에 리델은 400m에 출전하게 된다.
#상업주의에 찌든 올림픽
영화에서는 케임브리지 대학생인 에이브라함이 교수들로부터 질책당하는 장면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질책의 이유가 프로코치인 무사비니(이안 홈)를 고용한 것이 아마추어인 에이브라함으로서는 부당하며 케임브리지의 교칙을 위반한 행위라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그때에 비하면 요즘 올림픽은 판이하다. 프로코치 고용이 문제될리 만무한 것은 물론, 오히려 올림픽 흥행을 위해 프로선수들의 출전에 목을 맬 정도다. 심지어 이번 올림픽에서는 여자 테니스 최고 스타인 마리아 샤라포바가 금지약물 문제로 참가하지 못하는 것을 아쉬워하는 탄식이 여기저기서 들린다. 올림픽정신의 순결함이라곤 눈을 씻고 봐도 찾아볼 수 없을 지경이 돼 버렸다.
#돈벌이에 혈안인 IOC
올림픽정신을 지켜내야 할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외려 돈벌이에 더 혈안이다. IOC는 업종별로 1개 사업자와 최고등급인 ‘파트너사’ 계약을 맺는데, 총 14개 파트너사 가운데 하나인 생활용품 기업 P&G의 경우 4년마다 10억달러 이상을 낸다고 한다. 둘째 등급의 ‘공식 스폰서’인 일본 자동차 회사 닛산은 이번 리우올림픽에 2억5,000만달러나 쓴 것으로 전해졌다. 이 외에도 IOC는 공식 서포터, 공식 공급사, 공급사 등의 갖가지 이름으로 계약을 맺어 기업들과 돈 잔치를 벌이고 있다. 이렇게 해서 리우올림픽에 쓰일 돈이 무려 111억달러(약 12조 4,000억원)나 된다고 하니, 이 정도면 올림픽이 선수들이 아니라 기업들을 위한 것으로 변질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올림픽정신 퇴색한 리우
영화 ‘불의 전차’에서만 해도 올림픽의 주인공은 아마추어 선수들이었다. 100m 우승자 에이브라함은 법을 전공하는 대학생이고, 리델은 선교사였다. 이들이 추구한 목표도 명예와 노력 그 자체였지 돈이 아니었다. 근대 올림픽의 창시자인 쿠베르텡도 “올림픽 대회의 의의는 승리하는데 있는 것이 아니라 참가하는데 있으며, 인간에게 중요한 것은 성공보다 노력하는 것”이라며 올림픽의 순수함을 강조했다.
그러나 이번 올림픽도 예외없이 돈 냄새가 풀풀 난다. 남자 골프의 경우 제이슨 데이와 더스틴 존슨, 조던 스피스, 로리 매킬로이 등 세계 랭킹 1~4위 선수가 약속이나 한 것처럼 지카 바이러스를 핑계 대며 올림픽 불참을 선언했다. 차라리 솔직히 “돈 때문”이라고 말할 것이지. 이래저래 쿠베르탱의 말이 무색해진 리우올림픽이다. /문성진기자 hnsj@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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