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간 이어지는 폭염으로 전기요금 누진제에 대한 개선 여론이 확산되는 가운데 조경태 새누리당 의원이 누진배율을 대폭 낮추는 방안을 추진한다. 현행 최고 11.7배에 이르는 누진배율을 1.4배로 낮추는 게 골자다. 야당에서도 전기요금 누진제 개편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어 전기요금 누진제 개선 논의가 탄력을 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국회 기획재정위원장인 조경태 의원은 10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전기사업법 개정안’을 11일 대표 발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개정안에 따르면 현행 1~6단계로 나뉘어 있는 전기요금 체계를 1~3단계로 조정, 누진배율도 1.4배로 완화된다. 지금 체계에서는 1단계와 6단계의 전기요금 차이가 11.7배에 이른다.
예를 들어 1단계의 경우 kwh당 60원70전인 전기요금이 6단계로 가면 709원50전으로 대폭 오른다. 하지만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최고 단계인 3단계라도 kwh당 요금은 85원으로 줄어든다.
조경태 의원은 개정안 발의 이유에 대해 “전기요금은 세금이 아니라 소비재에 대한 대가로 쓴 만큼만 내면 된다”며 “궁극적으로 전기요금 누진제를 폐지해야 하지만 정부가 당장 할 수 없다면 전기요금을 대폭 완화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쓴 것보다 훨씬 많이 부과하는 우리나라 현행 전기요금 체계는 1970년대의 후진국형 제도”라고 지적했다.
조경태 의원은 지난 19대 국회에서도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전기사업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19대 국회에서 발의한 법안에는 최고 누진배율을 3배로 정했지만 20대 국회에서 1.4배로 낮췄다. 우리나라의 전기요금 생산 체계나 사용 환경이 일본과 비슷해 일본의 전기요금 최고 누진배율인 1.4배를 적용한 것이다. 조경태 의원실 관계자는 “19대 국회 당시 산업통상자원부에서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는 입장을 밝혀 개정안 처리를 미뤘지만 산업부가 입장을 번복하며 누진제 개편에 제동이 걸렸다”며 “누진제 폐지 방향에 맞춰 최고 누진배율을 더 낮게 적용했다”고 말했다.
야당에서도 전기요금 누진제 개편에 동의하는 분위기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앞서 누진단계를 3단계로 줄이고 최고 누진배율을 2배로 제한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류호기자 rh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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