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 슬로바키아 질리나 공장이 가동에 들어간 지 10년만에 누적 생산량 250만대 달성을 목전에 뒀다. 연 30만대 이상 생산해 유럽과 러시아에 공급하는 슬로바키아 공장이 전초기지 역할을 톡톡히 하면서 기아차의 유럽 판매가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차 슬로바키아 공장이 이달 중으로 누적 생산량 250만대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006년 12월 시범 생산에 들어간 지 꼭 10년만이다.
지난달까지 총 247만대가량의 누적 생산량을 기록한 슬로바키아 공장은 월 평균 3만대 가량을 만들어 영국·독일·스페인·이탈리아와 러시아 등지에 판매한다.
연산 30만대 규모로 출발한 슬로바키아 공장은 2007년 14만4,000대를 생산한 후 꾸준히 생산량을 늘려 2013년에는 30만대를 넘어섰다. 증설을 통해 3만대를 늘렸으나 올해 역시 생산물량이 생산능력을 2만대 가까이 초과할 정도로 풀가동되고 있다.
이처럼 슬로바키아 공장이 풀가동되는데는 유럽 판매 실적이 호조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기아차는 지난 10월까지 유럽 지역에서 37만3,081대를 팔아 전년 대비 13.8% 증가했다. 지난달에 이미 지난해 판매실적(38만5,450대)를 넘어섰고 연말까지 45만대 판매도 무난하게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1990년 유럽 진출 이후 최다 판매실적이다.
슬로바키아 공장은 유럽 시장 전초기지이기도 하지만 러시아 시장 공략의 첨병 역할을 한다. 생산물량의 18%가량을 러시아에 공급한다. 영국(12%)과 독일(9%), 스페인·이탈리아(각 6%) 보다 비중이 높다. 기아차는 지난달까지 러시아에서 총 13만6,374대를 판매해 전년대비 8% 줄였지만 감소폭을 점차 줄여나가고 있다.
슬로바키아 공장에서 생산하는 차종은 유럽 전략 차종인 ‘씨드’와 ‘벤가’, ‘스포티지’ 등이다. 씨드가 생산 초기부터 효자 노릇을 한데 이어 최근 들어서는 스포티지가 주력 차종으로 급부상했다. 스포티지는 올 들어 10월까지 12만1,069대가 팔려 전년대비 34.5%나 늘었다. 기아차는 올해 슬로바키아 공장 시설 보강에 6,000만유로(740억원)를 투자한데 이어 내년에 1억3,000만유로(2,000억원)를 더 투입하는 등 유럽 시장 공략 강화에 고삐를 죌 계획이다. 기아차 관계자는 “슬로바키아 공장이 가동 10년만에 생산량이 2배로 늘어나 유럽과 러시아 시장에서 입지를 넓히는데 큰 역할을 했다”면서 “지리적으로 가까운 현대차 체코 공장과의 유기적인 협력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말했다.
기아차는 슬로바키아 공장을 비롯해 중국·미국 공장에 올해 멕시코 공장을 준공한데 이어 다섯번째 해외 생산기지로 인도를 점찍고 부지를 물색 중이다. 연산 30만대 규모로 알려진 인도 공장이 가동될 경우 기아차의 생산능력은 현재 359만대 수준에서 400만대선까지 늘어나게 된다.
/성행경기자 saint@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