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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가 뭐길래… 제약협회 협회명 변경 놓고 갈등 고조

-한국제약협회 작년 8월 한국제약바이오협회로 협회 명칭 변경안 자체 의결

-올 들어 식약처는 승인했지만 복지부는 한국바이오협회 반발로 심사 보류

-한국바이오협회는 제약협회 이권 챙기기라며 결사 반대, 양측 갈등 심화

한국제약협회가 ‘한국제약바이오협회’로 협회명 변경을 선언한 가운데 ‘바이오’ 명칭을 두고 한국바이오협회와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제약협회는 이미 상당수 회원사가 바이오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만큼 명칭 변경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바이오협회는 명칭 변경을 통해 특정 산업을 점유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며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한국바이오협회는 22일 성명서를 통해 한국제약협회가 추진하는 한국제약바이오협회로의 명칭 변경을 반대한다고 공식 밝혔다.

바이오협회는 선진국 사례를 예로 들며 제약협회와 바이오협회는 엄연히 구분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미국에서는 미국제약협회(PHRMA)와 미국바이오협회(BIO)가 있고 유럽은 유럽제약산업협회(EFPIA)와 유럽바이오산업연합회(EuropaBio), 일본도 일본제약공업협회(JPMA)와 일본바이오협회(JBA)로 나뉘어 있어 제약협회 협회명에 바이오 명칭이 들어가서는 곤란하다는 논리다.

서정선 한국바이오협회장은 “명칭을 통해 특정한 산업의 영역을 점유하려는 시도는 시대적 흐름에 맞는 않는 방식”이라며 “두 협회가 명칭이 아닌 기능적인 차별화를 통해 상호보완적인 협력 모델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제약협회는 지난해 8월 정관을 개정하고 한국제약바이오협회로 협회 명칭을 변경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6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명칭 변경을 완료하지 못하고 있다. 이달 초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정관 변경을 승인했지만 보건복지부가 한국바이오협회와의 논의가 부족하다는 이유를 들어 심의를 보류하고 있어서다.

한국제약협회는 지난 1945년 조선약품공업협회에서 출발해 1953년 대한약품공업협회로 이름을 바꿨고 1988년 현재 명칭으로 변경했다. 한국바이오협회는 1982년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이 이사장으로 취임한 한국유전공학연구조합이 모태다. 이후 1991년 한국생물산업협회와 한국바이오벤처협회를 통합하며 지금의 이름이 탄생했다.



한국제약협회 관계자는 “이미 식약처에서 정관 개정 승인을 통보해왔기 때문에 어느 정도 협의가 이뤄진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200여곳 회원사 중 50여곳이 이미 바이오 사업을 하고 있어 명칭 변경이 무리한 요구는 아니라고 본다”고 주장했다.

업계에서는 한국제약협회의 일방적 행보가 논란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당초 협회명 변경을 위해 정관을 개정할 때 한국바이오협회와 사전 조율이 없었고, 사태가 악화된 후에도 적극적인 대화에 나서지 않고 있는 점이 갈등을 조장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업계 한 관계자는 “‘바이오’라는 명칭은 누구나 사용할 수 있지만 한국제약바이오협회로 이름이 바뀌면 혼선을 줄 여지가 충분하다”며 “대한민국의 미래 먹거리인 바이오·제약 산업을 이끌어갈 두 협회가 갈등이 아닌 소통을 통해 원만하게 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지성기자 engi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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