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에 목돈이 있으면 호구로 살지만, 매월 나오는 현금흐름이 있으면 갑으로 살 수 있다’고 한다. 목돈을 평생 소득이 나오도록 관련 상품에 넣어두면 부모의 재산을 둘러싼 자식 간 갈등도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 다만 삼성생명 은퇴연구소의 조사결과 사람들은 똑같은 1억원이라도 한 달에 100만원씩 10년간 나눠 받는 것(43%)보다 지금 당장 목돈으로 받는 것(57%)을 더 좋아했다. 장수리스크에 대비하려면 저축기간을 최대한 길게 잡고 노후에 필요한 돈은 가급적 목돈이 아닌 현금흐름으로 준비해야 한다. 장수리스크는 내가 내 자산보다 더 오래 살지도 모를 위험을 말한다.
현금흐름이 발생하는 평생소득을 만드는 방법은 여러 가지다. 부동산 임대소득을 활용하거나 은행에 예금을 넣어두고 이자로 받을 수도 있다. 아예 처음부터 현금흐름용 상품인 연금에 가입하는 방법도 있다. 연금은 지금 돈을 넣어 나중에 현금흐름을 받도록 설계돼있다.
저금리 기조가 계속되면서 최근에는 이러한 연금상품 중에서도 변액연금에 대한 관심이 높다. 변액연금은 가입할 때 펀드를 선택하고 나서 그 펀드의 성과에 따라 나중에 받는 연금액이 달라지는 실적배당형 상품이다. 변액연금의 실적배당형 펀드를 이용하면 예금금리보다 더 높은 수익을 기대해볼 수 있다.
긴 투자기간이 필요한 만큼 변액연금에는 여러 안전장치가 있다. 일단 연금 개시시점까지 쭉 유지하면 적어도 내가 낸 보험료 이상을 연금재원으로 보장해준다. 최근에는 연금 개시 시점이 아닌 가입 시점에 나중에 받을 최저연금액을 확정해주는 변액연금도 출시됐다. 이러한 상품을 이용하면 노후의 현금흐름에 대한 불확실성이 줄어든다. 실적배당형이므로 나중에 받는 연금액은 시장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하지만 내가 받을 수 있는 최저연금액은 지금 알 수 있으니 노후설계를 할 때 생기는 불확실성 한가지는 사라지는 셈이다. 보다 계획적으로 노후준비를 돕는 기능이다.
연초 이후 주가지수가 훌쩍 뛰면서 실적배당형 상품을 눈여겨보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100세 시대에는 실적배당형에 투자하면서도 최소한의 안전장치가 필요하다. 긴긴 노후를 살아가려면 별도의 안전장치를 갖춘 변액연금 같은 상품으로 노후준비 과정에서 생기는 불확실성을 조금씩 줄여나가야 한다.
/조윤수 삼성생명 은퇴연구소 수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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