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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인사이드] 이별보다 두려운 혹독한 홀로서기…카탈루냐 "대화가 필요해"

카탈루냐 '독립선언 발표' 돌연 중단

EU 퇴출 → 은행·기업 이탈 등

'분리의 후폭풍' 만만치 않아

"스페인과 대화" 입장 바꿔

라호이 총리 긴급각료회의 개최

"독립선언여부 명확히 해라" 요구

카를레스 푸이그데몬 스페인 카탈루냐 자치정부 수반이 10일(현지시간) 바르셀로나의 자치의회에서 카탈루냐 독립 절차 연기 의사를 밝히자 의사당 밖에서 카탈루냐를 상징하는 깃발을 몸에 두르고 독립 선언을 기다렸던 주민이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생각에 잠겨있다. /바르셀로나=EPA연합뉴스




카를레스 푸이그데몬 카탈루냐 자치정부 수반이 10일(현지시간) 의회에 돌연 독립선언 절차를 수주간 중단해달라고 하면서 스페인 중앙정부에 대화를 요청했다. 독립이 스페인에서 가장 부유한 지역인 카탈루냐의 경제적 기반을 흔들 수 있는데다 스페인 중앙정부가 이른바 ‘핵옵션’으로 불리는 헌법 155조 발동을 경고해 전략적 후퇴를 택할 수밖에 없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푸이그데몬 수반은 이날 자치의회 연설에서 “주민투표 결과에 따라 나는 카탈루냐 독립공화국을 선포할 권한을 위임받았다”면서 투표 결과 독립선언 요건이 충족됐음을 공식 발표했다. 하지만 그는 주민투표 결과에 기초해 독립을 선언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카탈루냐와 스페인 간 갈등 해소와 관계 재정립을 위해 대화가 필요하다”면서 “독립선언 절차를 몇주간 중단해달라”고 했다. ‘분리독립 찬성이 우세하다고 공식 확인되면 48시간 이내에 독립을 선포한다’는 기존 입장을 뒤집고 숨 고르기에 들어간 것이다.



스페인 정부와의 충돌을 무릅쓰고 분리독립 주민투표라는 칼을 빼 들었던 카탈루냐 자치정부가 슬그머니 칼자루를 내려놓은 것은 감당해야 할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분위기가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우선 정치·경제적 불안을 이유로 은행과 기업들이 벌써부터 카탈루냐 ‘엑소더스’에 나설 조짐을 보이고 있다. 카탈루냐가 스페인에서 분리 독립하면 유럽연합(EU)에서 자동 퇴출되면서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및 유럽 단일시장에 남아 있을 수 없게 된다는 이유에서다. 지난 6일 스페인 3위 은행인 카이사방크는 “고객과 주주·직원을 보호하는 것이 최고 우선순위”라며 카탈루냐 주도인 바르셀로나에 있는 본사를 발렌시아로 옮기겠다고 발표했다. 천연가스 기업인 페노사와 바이오 기업인 이리전제노믹스 등도 본사를 마드리드 등지로 이전하는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카탈루냐에서는 8일 경찰 추산 35만명이 집결한 대대적인 독립반대 시위가 벌어지는 등 독립공화국 수립을 향한 내부 결속이 무너지고 있다.

스페인 중앙정부가 헌법 155조 발동이라는 전례 없는 조치까지 거론하며 독립 저지에 나선 것도 카탈루냐 자치정부의 고민을 키웠을 것으로 보인다. 핵옵션으로 불리는 헌법 155조는 중앙정부가 자치정부에서 헌법이나 법률에 따라 부과된 의무를 이행하지 않으면 ‘필요한 모든 수단을 쓸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푸이그데몬 수반은 독립 강행으로 초유의 혼란을 초래하기보다 주민투표로 높아진 협상력을 무기로 스페인과 협상에 나서 자치권을 확대하는 선에서 사태를 봉합하려는 전략을 세웠을 것으로 풀이된다.

카탈루냐 독립선언 유보로 일단 한숨을 돌린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는 11일 마드리드에서 비상내각회의를 소집해 푸이그데몬 수반의 제안을 비롯한 카탈루냐 문제를 논의했다. 그는 회의 직후 TV 연설을 통해 “내각은 카탈루냐 자치정부에 독립을 선언한 것인지 명확히 해달라고 요구하기로 합의했다”며 “카탈루냐 자치정부 수반으로부터의 응답이 향후 상황을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연유진기자 economicu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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