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연휴에서 돌아온 국내 증시가 사상 최고치 경신으로 화답하고 있다. 글로벌 경기 개선과 기업 실적 증가가 뒷받침된 전형적인 강세장의 모습이라고 판단된다. 실적 개선의 1등 공신은 단연 수출 증가다. 실제로 올해 들어 1월부터 지난 9월 말까지 수출 증가율은 전년 대비 18.5%라는 매우 높은 수치를 기록 중이다. 특히 3·4분기 수출증가율은 무려 24%나 되기 때문에 3·4분기 어닝 시즌의 결과도 매우 긍정적으로 기대된다.
수치상으로 보면 글로벌 경기 싸이클 확장을 기반으로 한 국내 수출 경기는 과거 2002~2007년의 수출 호황 시절과 같은 수준이다. 국내 제조업 매출의 증감은 수출이 결정하는데 수출 경기가 좋다는 것은 그만큼 매출액이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2011~2015년 국내 기업은 에너지·철강·건설·조선 업종을 중심으로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그만큼 기업의 고정비는 낮아졌고 이자비용은 감소했다. 반면 제조업 제품가격 지표는 개선됐다. 정제마진, 신조선가, 반도체 가격, 화학 및 철강 제품 판매가격은 지난해와 2·4분기 대비 전반적으로 상승했다. 매출액에서 영업이익으로, 영업이익에서 순이익으로 내려갈수록 증가율이 커질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이 가능하다. 올해 국내 제조업 매출 증가율은 7~8% 수준이지만 영업이익은 20% 후반대, 순이익은 30% 초반대를 기록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는 이유 중 하나다. 올해 코스피 상장기업 순이익 전망치는 컨선센스 기준으로 143조원이 예상되고 오는 2018년에도 158조원으로 2016년 96조원 대비 무려 48% 이상 증가하는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국내 기업이 전 세계 증시에서 차지하는 순이익 비중은 3.5%로 2000년 이후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정보기술(IT) 섹터의 이익 증가와 구조조정 산업의 이익 개선을 기반으로 국내 기업의 이익 비중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 시가총액 비중은 1.9%로 과거 최고치(2011년 8월=2.4%, 자동차·화학·정유 중심의 강세장)에 미달하는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글로벌 투자가 관점에서 보면 향후 국내 주식에 대한 비중 확대 수요는 늘어날 것이다.
펀더멘털과 외국인 매수를 감안할 때 어닝 시즌을 맞아 신고치를 갱신하고 있는 한국 증시에 대한 전망은 여전히 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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