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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창] 전기차 투자의 가치사슬

남상직 한국투자신탁운용 상품전략팀장





제주도에 여행을 가면 렌터카를 탄다. 준중형차 휘발유 기준으로 주말에 2박3일 여행을 하면 평균 렌트비 6만원에 기름값 10만원 정도라고 하니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상황이다. 하지만 대안이 있다. 전기차 렌트비는 3일 기준 10만원 정도다. 제주도는 현재 충전비가 무료이기 때문에 전기차를 대여하면 40% 가까이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제주도에 국한된 얘기 같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전기차는 점유율을 늘려가고 있다. 특히 유럽 자동차 기업들이 적극적이다. 볼보는 오는 2020년부터는 더 이상 기존의 내연기관 신제품을 만들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아마도 향후 5년 내에 본격적인 전기차 시장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전기차 시장에 대한 우려는 세 가지가 있다. 비싼 차량 가격과 짧은 주행거리, 부족한 충전 인프라다. 하지만 올여름 테슬라의 ‘모델3’가 출시되면서 모든 것이 바뀌었다. ‘모델3’는 한 번 충전으로 약 500㎞의 주행거리를 확보했다. 이 거리는 서울에서 부산까지 갈 수 있는 거리다. 게다가 정부 보조금을 지원받는다면 3,000만원 정도에 구입 가능한 상황이다. 적정한 차량 가격으로 한 달 유지비 몇만원에 소음도 없고 잔고장도 적다. 금세 여기저기에서 전기차를 타고 다니는 사람들이 늘어날 것이다.



이러한 시대의 변화에 맞춰 투자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전기차 생산업체의 주식에 직접 투자하는 방법이 있다. 하지만 이미 전기차 생산업체들의 주가는 상당히 비싼 수준까지 올라 있다. 그다음으로 눈을 돌려볼 수 있는 것이 바로 전기차에 들어가는 배터리다. 우리가 흔히 핸드폰에 사용하는 리튬이온 배터리가 전기차에 그대로 사용된다. 앞으로 엄청난 양의 배터리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 얘기는 그만큼의 리튬 수요도 같이 증가한다는 의미로 이어진다. 즉 배터리를 생산하는 업체와 리튬 광산을 보유한 업체에 대한 투자가 유효하다는 얘기다. 지난 2년간 리튬 가격은 두 배 올랐지만 앞으로의 수요를 생각하면 다가올 미래에 석유를 대체 할 또 다른 물질은 리튬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일부에서 리튬이 ‘하얀 석유’라 불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투자에 있어 항상 생각할 부분이 바로 산업의 가치사슬이다. 무슨 원재료가 사용되고 어떤 중간가공을 거쳐 누가 최종 생산물을 만드는지를 확인해 그 과정에서 수혜를 보는 곳에 투자해야 한다. 전기차에 대한 투자는 리튬 생산→배터리 개발업체→완성차 제조업체가 바로 가치사슬의 기본 라인이다. 테슬라나 BYD처럼 전기차 전용 제조업체도 있지만 기존 자동차 업체들이 전기차 생산라인을 도입할 것이다. 즉 전기차로의 패러다임 전환에 퓨어밸류(Pure Value)는 오히려 리튬과 배터리 관련 업체에서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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