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과 넷마블게임즈는 올 상반기에 나란히 1조2,000억원대의 매출을 올렸다. 상반기에만 1조원을 훌쩍 뛰어넘는 매출을 기록하면서 올해 연매출 2조원 달성이 유력하다. 두 회사 모두 매출 2조 클럽 진입은 올해가 처음이다. 엔씨소프트는 상반기에 5,000억원에 조금 못미치는 4,981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선풍적인 인기를 모으고 있는 ‘리니지M’의 매출이 하반기에 본격 반영되는 만큼 올해 매출액 1조원 돌파가 확실시된다. 모바일 게임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국내 게임업계를 주도하고 있는 이른바 ‘3N(넥슨·넷마블·엔씨소프트)’도 전성시대를 맞았다. 3N뿐 아니라 ‘배틀그라운드’를 히트시킨 블루홀과 ‘검은사막’을 성공시킨 펄어비스 등 신성들도 빛을 발하면서 게임업계가 활기가 넘친다. 게임산업이 잘 나가다 보니 우수 인재들도 몰려들고 있다.
19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넥슨·넷마블·엔씨소프트는 올해 하반기 공개채용을 진행 중이다. 넥슨은 11일까지 서류 접수를 마치고 직무별 면접과 역량 테스트를 실시하고 있고 넷마블게임즈 역시 계열 개발사 5곳과 함께 신입 공채 서류 접수를 마감하고 서류전형을 진행하고 있다. 12일까지 서류 접수를 받은 엔씨소프트도 이달 30일에 서류전형 합격자를 발표한 뒤 내달 4일 필기전형(NC 테스트)을 실시할 예정이다.
이들 빅3는 게임 회사인 만큼 개발자를 중심으로 채용을 진행하지만 최근 들어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를 게임에 활발하게 접목하는 흐름에 따라 관련 분야의 인재 영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금도 게임 제작과 서비스에서 AI 기술이 기반이 되고 있지만 향후 서비스 고도화와 지능형 게임 개발을 위해서는 머신러닝과 딥러닝, 빅데이터 분석 전문가가 절대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이다.
넥슨은 AI와 빅데이터, 머신러닝·딥러닝 등 기술을 집약해 게임 플레이 환경을 개선하고 고도화하는 분석본부에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와 프로그래머를 대거 채용한다. 넥슨은 지난 5월 데이터분석팀과 라이브 서비스, 라이브 개발실, UX분석팀 등 기술 기반 조직을 통합해 분석본부를 출범시켰다. 넥슨 관계자는 “분석본부는 게임 이용자들에게 만족을 제공하고 게임의 가치를 보다 높여 이용자들이 꾸준히 플레이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데 주력한다”면서 “오랜 기간 게임 서비스를 진행하면서 축적한 빅데이터를 분석·활용해 서비스를 한층 향상시킬 수 있는 전문 인력이 많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500여명을 새로 뽑는 넷마블도 게임 제작 분야와 함께 AI·데이터 분석, 소프트웨어 개발 분야 인재 확보에 나섰다. 향후 AI를 기반으로 하는 지능형 게임 시장이 열릴 것으로 보고 관련 분야의 인재를 대거 채용할 계획이다. 지난 9월말까지 820여명을 채용한 넷마블은 하반기 공채에서 500여명을 추가로 선발해 올해만 1,300여명을 새로 고용하게 된다. 내년에도 비슷한 규모의 채용을 실시할 예정이어서 일자리 창출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게임 기획·개발·사업·분석·UX 기획 및 설계 등 13개 부문에 걸쳐 채용을 실시하는 엔씨소프트 역시 AI 리서치 분야 인재도 선발한다. 석사 과정 재학생 이상만 지원할 수 있는 AI 리서치 분야는 머신러닝 기술과 게임 AI 기술, 자연어 처리 기술 등의 개발을 담당한다. 이 밖에 이들 3사는 대규모 신입·경력 공채 외에도 인재등록풀을 운영하면서 수시 채용도 실시한다.
넥슨은 서류심사와 과제심사, 면접 등의 절차를 거쳐 선발한다. 넷마블은 신입의 경우 인성과 직무역량을 확인하기 위한 ‘넷마블 테스트’라는 필기시험을 치른다. 올해 신입 공채의 경우 하반기부터 인턴십 제도를 없애고 지원서 항목을 단순화하는 등 채용절차를 간소화했다. 엔씨소프트는 인·적성검사와 직무별 능력평가로 이뤄진 ‘NC 테스트’를 거쳐 역량·인성 면접을 통과해야 입사할 수 있다. 전현정 넷마블 인사실장은 “일반적인 스펙보다는 게임기업에서 일하기 위해 얼마나 열심히 준비해 왔는지에 대한 과정과 열정을 중시한다”면서 “꾸준히 게임과 유관한 활동을 하면서 게임산업과 해당 직무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지원자를 선호한다”고 말했다.
게임 개발과 제작이 오랜 시간에 걸쳐 이뤄지다 보니 게임업계는 초과 근무가 많을 수 밖에 없다. 대기업 못지 않은 수준의 급여를 받지만 장시간 근무에 대한 고충이 적지 않았으나 최근 들어 근무 환경이 크게 개선됐다. 넥슨은 본부 조직별로 탄력적 출퇴근제를 실시하고 있고 넷마블은 지난 2월부터 야근과 주말근무를 없앴다. 직원 복지제도는 대기업을 능가한다. 엔씨소프트는 판교 사옥에 어린이집과 사내 병원을 운영하고 있고 사내 헬스장과 도서관을 운영 중인 넷마블은 2020년 완공 예정인 신사옥에 직원 전용 의료시설과 어린이집을 개설할 계획이다. 넥슨은 직원들의 자기계발과 재충전을 돕기 위해 사내 문화예술 체험 프로그램인 ‘넥슨포럼’을 운영하는 등 다양한 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백한주 넥슨 인사실장은 “콘텐츠를 서비스하는 기업의 최고 자산은 직원”이라며 “직원들을 위한 직접적인 혜택을 마련하는 것과 더불어 일상생활에 활력을 불어넣고 나아가 업무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복지문화제도를 더욱 늘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성행경기자 sain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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