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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스토리] 감자탕에 보드카 마시는...카페 같은 매장 만들 것

이정열 보하라 대표

가난했던 어린시절 역경·방황 딛고

프랜차이즈 3년 만에 100억원 벌어

남다른 재료·맛 '남다른감자탕' 창업

전국에 80개 매장 운영 '성공스토리'

2020년 상장 통해 제2의 도약 꿈꿔

남다른감자탕 이정열 대표 인터뷰./권욱기자




“고3 때 아는 형으로부터 당구장을 맡아달라는 부탁을 들었어요. 배짱 좋게도 장사가 잘 되면 가게를 팔게 될 때 권리금의 절반을 달라는 조건을 내세웠는데 형이 흔쾌히 들어줬어요. 사실 장사가 너무 안 되던 곳이라 ‘설마’하는 생각도 한 것 같아요. 저는 그날부터 담배꽁초가 수북하게 쌓인 지저분한 당구장을 깨끗하게 청소하고 손님들에게 이용 시간별로 서비스 음료를 내가기 시작했죠. 손님은 갈수록 많아졌고 나중에 형은 고맙다는 인사와 함께 약속대로 권리금의 절반인 1,000만원을 저에게 줬어요. 어렸을 때부터 장사 기질 하나만큼은 타고난 것 같아요.”

이정열(사진) 대표는 지난 2006년 ‘보하라’를 창업하고 감자탕 브랜드 ‘남다른 감자탕’을 론칭해 전국에 약 80개 매장을 운영하는 프랜차이즈 사업가다. 감자탕은 평범하고 서민적인 음식이라는 선입견을 깨고 카페 같은 분위기의 매장에서 ‘본좌뼈전골’ ‘여신뼈찜’과 같은 위트 있는 이름에 건강까지 챙긴 감자탕 메뉴를 판매하고 있다.

최근 가진 인터뷰에서 그는 자신이 운영하는 프랜차이즈 브랜드 이름만큼이나 ‘남다른 사연’을 가진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가난했던 어린 시절과 청소년기의 지독한 방황을 딛고 감자탕 프랜차이즈를 시작해 3년 만에 100억원을 번 드라마 같은 스토리의 주인공이기 때문이다. 최근 자신의 파란만장한 장사 이야기를 담은 ‘희망을 끓이는 남다른 감자탕 이야기’라는 책을 펴내기도 했다.

◇하루 매출 10만원을 300만원으로 만든 ‘땀방울의 힘’=군대에서 제대했을 때 그는 몸을 의탁할 집도 가진 밑천도 없었다. 수중에 있던 돈은 달랑 1만1,800원. 비 내리는 밤 무작정 남산에 올라가 10년 안에 100억원을 벌겠다고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그날로 그는 남대문 시장 짐꾼, 음악다방 DJ, 학습지 영업사원, 태권도 사범, 신문 영업사원, 경호원, 연예 기획사 로드매니저, 그리고 한때 꿈꿨던 액션 배우까지 먹고살기 위해 닥치는 대로 일을 했다.

20대까지만 해도 음식 장사와는 인연이 없었던 그가 음식 장사를 결심한 것은 가족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서였다. 어머니와 형 조카, 처자식까지 여섯 명의 식구를 부양하려면 답은 ‘먹는 장사’밖에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온 가족이 모여 살던 집의 보증금에 여기저기에서 낸 빚을 밑천으로 장사를 시작하는 상황이었기에 그가 선택한 것은 프랜차이즈, 그중에서도 감자탕이었다.

이 대표는 “당시만 해도 감자탕집은 개인이 운영하는 영세한 곳이 대부분이었고 깔끔하고 일정한 맛을 보장하는 프랜차이즈 감자탕집은 획기적이었다”며 “서른 살이 되던 2000년 27평의 작고 허름한 가게에 유명 감자탕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열었다”고 말했다.

이 대표와 아내는 하루 2~3시간만 차에서 눈을 붙일 정도로 장사에 매달렸다. 노력에 대한 하늘의 보답인지 그가 인수하기 전 일 매출이 10만원 안팎에 불과했던 매장은 하루 매출 300만원의 우량 점포로 거듭났다. 가게를 인수할 때 낸 1억2,000만원의 빚을 단 4개월 만에 청산했을 정도다.

그는 “다른 점주들은 반나절 교육을 받고 돌아갈 때 우리 부부는 하나라도 더 배우기 위해 아이스크림과 빵을 들고 본사 교육장을 날마다 찾아가 노하우를 배웠다”며 “누군가는 운이라고 하지만 이런 땀방울들이 하나하나 모여 성공을 이룰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해당 감자탕 프랜차이즈에서 지방 지사장을 맡아 뛰어난 영업 성과를 냈고 프랜차이즈에서 번 돈을 투자해 100억원의 자산가로 거듭났다. 이때 그는 다시 한 번 새로운 도전을 하기로 결심한다. 바로 2006년 새로운 감자탕 프랜차이즈를 창업하기 위해 ‘보하라’를 설립한 것.

◇남다른 재료, 남다른 맛으로 승부…‘남다른 감자탕’ 창업= “‘보하라’라는 회사 이름에는 두 가지 의미가 있어요. 하나는 몸을 ‘보하다’라는 의미이고 또 다른 하나는 ‘보아라’라는 의미죠. 두고 봐라. 꼭 성공한다. 이런 의미요 하하.” 성공에 대한 의지를 담은 회사 이름에 부족하지 않게, 그는 자신의 모든 것을 남다른 감자탕에 쏟아부었다.

“2006년만 해도 테이블에 전기 인덕션이 설치된 매장이 별로 없었어요. 가스 스토브에 비해 10배 이상 비싸거든요. 그런데 남다른 감자탕은 손님들이 열기에 다치지 않도록 전기 인덕션을 선택했죠. 음식에 들어가는 재료들도 남다른 것들을 골랐어요. 달팽이나 초고버섯처럼 흔히 쓰이지 않는 귀한 재료에 육수에는 진피와 갈근·산사·구기자 등 한의사가 검증한 10가지 약재를 넣어 정성스럽게 끓였어요.”

음식뿐 아니라 매장 분위기나 브랜드 로고에도 힘을 쏟았다. 특히 이 대표를 연상시키는 캐릭터가 곳곳에 있는 것이 눈에 띈다. 터프한 분위기를 풍기는 남다른 감자탕 브랜드 이미지에 맞춰 캐릭터를 개발하던 중에 캐릭터가 점점 이 대표를 닮아가자 아예 이 대표를 모델로 캐릭터를 만들기에 이른 것이다. 전국의 모든 남다른 감자탕 매장 앞에 서 있는 캐릭터 조형물 ‘마초리’는 스페인어로 ‘터프가이’라는 의미의 마초에 이 대표의 성을 붙여 만든 것이다. 셔츠 소매를 걷어붙이고 마치 ‘의리’를 외치는 듯 한쪽 팔을 세우고 있다. 그와 직원들이 휴대폰 연결음으로 사용하고 있는 브랜드 로고송을 부른 사람도 다름 아닌 이 대표다.

명함에 ‘정직과 열정을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남자’라고 적어놓았을 정도로 열정적인 이 대표지만 사업 확장에 있어서는 신중에 신중을 기한다. 과거 타사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운영했던 점주로서 본사의 허술한 시스템이 가맹점주들을 얼마나 고통스럽게 하는지 몸소 느꼈기 때문이다.



그는 “가맹점을 운영할 당시 본사가 더 이상 매장을 낼 곳이 없자 유사한 메뉴에 브랜드만 바꿔 매장을 우후죽순처럼 내는 것을 보고 분개한 적이 있다”며 “그런 식의 확장은 장기적인 성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하려는 분들이 본사를 꼼꼼히 따져봐야 하는 것처럼 본사도 가맹점주를 모실 때 우리의 기준에 맞는지 잘 살펴야 한다”며 “가맹점 수를 늘리기 위해 마구잡이식으로 매장을 내주다 보면 결국은 매출이 부실한 점포가 생기고 점주들의 불만도 높아지기 마련”이라고 설명했다.

그렇기 때문에 이 대표는 가맹점을 쉽게 내주지 않는다. 10명이 가맹점을 하겠다고 찾아오면 이 가운데 7명은 거절한다. 그가 점주를 판단하는 기준은 사업에 대한 의지와 서비스 정신이다.

이 대표는 “가맹점을 열고 싶다는 분이 있으면 반드시 직접 개별 면담을 한다”며 “대화를 나누고 농담을 던져봐도 잘 웃지 않는 분들은 안타깝지만 장사와 맞지 않는 것 같으니 다른 일을 알아보시라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아무리 창업 자금이 많고 좋은 입지에 점포를 낼 수 있는 점주라 해도 장사를 쉽게 생각하거나 서비스 마인드가 없는 분은 거절하고 있다”고 말했다.

◇ 낯설어서 안 된다? 낯설어서 되지 않을까요?=그는 점주뿐 아니라 해외 사업 파트너를 구하는 데도 까다롭다. 남다른 감자탕은 이미 중국과 미국에서 현지 진출 제안이 들어오기는 했지만 이 대표는 적합한 파트너가 나타날 때까지 기다린다는 입장이다.

그는 “일본에서는 잘 안 되는 스타벅스가 우리나라에서 유독 잘되는 데는 현지 정서를 잘 이해하고 탄탄한 유통망을 가진 신세계라는 파트너를 만났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며 “엉뚱한 파트너를 만났다면 결코 성공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파트너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물론 장기적으로 해외 진출에 큰 관심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감자탕의 맛과 모양 모두 외국인들에게는 지나치게 낯설지 않겠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이 대표는 “저는 낯설어서 된다고 생각한다”며 “지금 서양에서는 아시아푸드가 건강한 음식으로 조명받고 있다. 또 낯설다고는 하지만 결국 감자탕의 본질은 돼지고기와 채소이기 때문에 외국인들의 입맛에 조금만 맞춰준다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이런 생각으로 그는 최근 치즈와 토마토·스파게티의 앞글자를 딴 ‘치토스’라는 이름의 퓨전 감자탕도 내놓았다. 또 현재 리모델링 공사 중인 서울 역삼동 신규 사옥에 ‘남다른 감자탕’ 대표 매장을 내고 젊은 층부터 외국인까지 두루 즐길 수 있는 감자탕 브랜드로 자리매김한다는 계획이다.

그는 “카페 같은 분위기에서 보드카와 곁들여 감자탕을 먹는 것이 어색하지 않은 그런 매장으로 만들 것”이라며 “잘 준비해서 오는 2020년에는 상장을 통한 제2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고 포부를 밝혔다.

/박윤선기자 sepys@sedaily.com 사진=권욱 기자

◇이정열 대표는

△2006년~ ㈜보하라 대표이사 △2008년 경북대 경영대학원 최고경영자과정 수료 △2012년 고려대 언론대학원 최고위 과정 수료, 세종대 경영전문대학원 프랜차이즈경영학 석사 △2009~2012년 전 한국프랜차이즈협회 대경지회 부회장 △2014년 남다른감자탕 50호점 대전본점 오픈 △2016년 제17회 한국프랜차이즈 대상 국무총리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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