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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톡]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 20년이 지나도 여전한 ‘명작의 힘’

진정한 명작은 시간의 흐름에 색이 바래지지 않는 법이다. 1996년도 노희경 작가가 만들어 낸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이하 ‘세상에서’)이 꼭 그러하다. 20년도 더 지난 뒤 다시 리메이크 돼 세상에 나왔지만, 작품이 주는 묵직한 울림과 슬픔, 그리고 감동의 무게는 예나 지금이나 동일하니 말이다.

치매에 걸린 시어머니와 무능한 의사 남편, 과년한 딸과 재수생 아들 등 가족을 위해 평생 희생해온 여자가 어느 날 말기암 진단을 받으면서 가족들 간의 이해와 화합을 그린 ‘세상에서’이 21년 만에 tvN 토일드라마로 탄생했다.

사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 캡처




1996년 MBC 4부작 단막극으로 첫 방송된 ‘세상에서’는 1995년 MBC ‘베스트 극장-엄마의 치자꽃’로 이제 막 데뷔한 드라마 작가 노희경의 이름을 세상에 알리는 데 혁혁한 공로를 세운 작품이다. 각박해진 사회에 고부간, 부부간, 부모 간 이해와 사랑, 화해를 깊이 있는 내용과 대사로 채운 ‘세상에서’는 ‘시청자 정서함양에 이바지한 드라마’라는 높은 평을 받으며, 방송위원회로부터 1997년 1월 이달의 좋은 프로그램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세상에서’가 세상의 주는 울림은 이 뿐만이 아니었다. 단순한 단막극을 넘어 영화와 연극으로 재탄생 되면서 꾸준히 대중에게 존재감을 알렸던 ‘세상에서’가 또 한 번 사람들에게 강한 존재감을 준 일이 발생했다. 지난 2013년 7월 언어영역 모의고사에서 ‘세상에서’의 대본 일부가 지문으로 출제된 바 있는데, 엉뚱하게 ‘지문이 너무 슬퍼’ 시험현장에서 눈물을 보이는 학생들이 속출했던 것이다. ‘세상에서’는 시험 직후 ‘울다가 시험을 못 봤다’는 후기들이 줄을 이을 정도로 각종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내리면서 존재감을 알렸다.

그리고 그로부터 4년 후 여러 우여곡절 끝에 tvN 드라마로 만들어진 리메이크작 ‘세상에서’는 그 명성에 걸맞게 안방극장을 눈물바다로 만들고 있다. 1996년 원작에서 그러했듯, 노희경 작가가 리메이크된 ‘세상에서’의 대본 집필을 맡았다. 그리고 배우 김영옥이 21년 전과 같은 역할로 재출연했으며, 원미경이 말기 암에 걸린 어머니 역할을, 유동근이 가장 역할을, 최지우가 딸, 최민호가 삼수생 아들을 연기했다.

대한민국 최고 스타작가와 초호화 배우 라인업을 완성시킨 ‘세상에서’이지만, 사실 이는 시작 전 기대보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큰 작품이었다. 아무리 ‘세상에서’ 여러 차례 대중을 울린 드라마라고 하지만, 영화와 연극, 심지어 모의고사 시험 지문으로 등장할 만큼 이미 여러 차례 사람들에게 소개 된 만큼, ‘신선함’을 잃어버리게 된 것이다.

심지어 강산도 10년이면 변한다는데, 1996년과 2017년 사이 무려 21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그 시간동안 사회와 가족의 가치관 등이 변화된 만큼, 과연 그 시절의 가족 이야기가 요즘 시대에도 통할지는 의문이 제기되기도 했다. 과거의 명성에 기대어 만들어진 드라마라며 흥행참패를 말하는 이 또한 적지 않았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노희경 작가가 ‘세상에서’를 통해 말하고자 했던 뜨거운 가족애는 제대로 통했다. 방송 후 실시간 검색어를 장악했을 뿐 아니라 각종 온라인 게시판 등에서는 작품에 대한 극찬이 연이어 쏟아졌다. ‘보다가 너무 울어서 볼 수가 없을 정도’라는 감상후기가 쏟아 만큼 ‘세상에서’는 또 다시 ‘명작의 힘’을 입증했다. 작품 속 그려지는 엄마의 희생과 가족을 향한 사랑의 가치는 아무리 세월이 흘렀다고 하나 여전히 위대하다는 것을 증명한 것이다.

배우들 또한 원작의 감동을 재현하기 위해 역할에 완벽하게 몰입한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무심한 남편이었던 정철(유동근 분)이 아내 인희(원미경 분)의 병명을 아는 순간 자책하는 모습이나, 두렵지만 ‘자신을 의지하는 자식들이 걱정할까’가 걱정돼 강해지는 엄마의 모습 등을 제대로 표현한 것이다. 이미 연기를 잘하기로 정평이 난 김영옥, 유동근, 원미경 뿐 아니라 다른 배우들 또한 ‘연기력 구멍’을 좀처럼 찾아볼 수 없다. 과거 ‘연기력 논란’의 미묘한 경계선을 걸었던 최지우나 최민호, 손나은 등 젊은 배우들 또한 ‘구멍’이 되지 않고, 한층 자연스러워진 발성과 발음, 연기력으로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는데 기여하고 있다.

2017년 ‘세상에서’의 1~2회가 슬픈 이유 중 하나는 모든 결말을 알고 보기 때문일 것이다. 이미 죽음이 결정된 정철과 인희 가정의 평범한 일상이 더욱 비극적으로 비춰졌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어쩌면 남은 2회는 앞선 2회보다 시청자들이 덜 눈물을 흘릴 수도 있다. 이미 결말을 알기에 시청자들이 ‘세상에서’를 보기 앞서 어느 정도 마음의 준비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시청자들의 ‘눈물’여부와 상관없이 ‘세상에서’의 리메이크가 안방극장에 주는 의의가 크다. 사랑의 가치는 변하지 않으며, 명작은 ‘시간의 구애를 받지 않는다’를 입증했기 때문이다.

한편 ‘세상에서’는 오는 17일 종영한다. 후속으로는 차승원, 이승기, 오연서 주연의 드라마 ‘화유기’가 편성됐다.

/서경스타 금빛나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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